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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미래형 수업의 4가지 담론

by 김현섭 2020. 5. 21.

1. 온라인 수업

온라인 수업은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할 수 있고,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서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수업을 가능하게 해준 접근이 온라인 수업이다. 온라인 수업은 지식과 이해를 추구하는 수업에서는 효과적인 수업이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적용, 분석, 종합, 평가 등의 고차원적 사고 방식을 위한 수업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힘들다. , 지식정보처리역량을 어느 정도 기를 수 있겠지만 자기관리 역량, 창의적사고 역량, 심미적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기르기 힘들다.

최근 코로나 문제로 인하여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몇 가지 문제점들이 노출되었다. 특히 교사는 실제 담임하고 있는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여 라포(rapport, 심리적 유대감)도 형성되지 못한 한 상태에서 개학을 맞이했고, 학교 차원에서의 온라인 수업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을 해야 했기에 불가피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다인수 접속 과정에서 서버 과부하 현상, 빈곤 가정 및 다문화 가정에서의 스마트 기기 부족 문제, 교사 및 학생들의 사생활 노출 문제, 온라인 콘텐츠 부족 및 온라인 수업의 한계 문제, 온라인 수업 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 학생들의 학습 효율성 저하 문제, 학생들의 스마트 기기 노출에 따른 각종 부작용 문제, 학부모들의 자녀 관리 부담 문제, 교육당국 및 학교 위기 대응 미숙 등이 있다.

콘텐츠 활용형 수업의 경우, EBS 교육 콘텐츠와 교사가 녹화한 동영상을 보도록 하는 것인데, 지식과 경험이 많은 유명 강사 강의를 전문 촬영 장비로 편집한 것과 온라인 수업의 경험이 적은 현장 교사가 조잡한 기기로 촬영, 편집한 것을 단순 비교하여 평가한다면 당연히 EBS 교육 콘텐츠가 유리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장 교사가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수업 특성상 학부모도 교사의 수업 동영상을 볼 수 있는데,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만약 교사의 수업 콘텐츠가 부실하다고 느껴지면 교사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실제 많은 학교들이 교사의 자기 동영상보다는 EBS 교육 콘텐츠를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EBS 교육 콘텐츠를 주로 보여준다면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사무용론(敎師無用論), 학교무용론(學校無用論)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기존 EBS 교육 콘텐츠만 보여주면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사의 역할과 신뢰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수업은 EBS 동영상으로 보고, 평가는 교사가 한다면 수업과 평가의 분리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어떤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잘한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위 인강 수업은 외모가 좋고, 말이 약간 빠르며, IT를 잘 다루고, 핵심 지식을 잘 설명하고 전달하는 교사에게 유리한 수업 방식이다. 이러한 스타일이 아닌 교사들은 인품이 좋고, 학생 생활 지도를 잘하고, 수업에서 상호 작용을 뛰어나도 인정받기 힘들게 된다. 이러한 교사 간 위화감이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 일부 학교들은 아예 교사가 직접 수업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지 않도록 권고하고, 대신 대부분의 수업을 EBS 동영상으로 대체하도록 하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은 콘텐츠 활용형 수업에 비해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작용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습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수많은 학생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서버 과부하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교사나 학생의 초상권이 유출될 수 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딴 짓하는 학생들을 현실적으로 제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일부 수업만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제 수행형 수업은 교사가 사이트에 학습 과제를 올려놓으면 학생들이 과제를 다운받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올려놓으면 교사가 이에 대하여 피드백하는 것이다. 과제 수행형 수업은 교사 입장에서는 자기 동영상 촬영 등의 부담이 없이 학습 과제를 올려놓고, 그 수행 결과를 점검하는 방식이어서 많은 교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교사의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학습에 임해야 하고, 학습 과제에 대한 피드백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습 효과가 떨어지고, 중하위권 학생의 경우, 학습 과제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행 능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음미체 과목이나 실기 과목 등은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발달 단계 특성상 내용적 지식보다는 과정적 지식이 더 중요하지만 과정적 지식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 힘들다.

 

2.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과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온라인 수업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오프라인 수업이 함께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오프 연계 수업의 대표적인 접근 방식이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혼합형 학습)과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거꾸로 수업, 역진행 수업)이다.

블렌디드 러닝은 두 가지 이상의 학습방법이 지니는 장점을 결합하여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학습형태이다. 대개 면대면 교실수업과 온라인(사이버)학습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활동을 결합한 학습을 말한다.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칵테일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 그리고 다양한 학습방법을 혼합하는 데서 착안한 개념으로 최근에 생긴 개념이다. 최근 코로나 문제로 인하여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강조되는 개념이 블렌디드 러닝이다.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결합한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플립드 러닝은 수업 시간에 학습하고 방과 후 시간에 복습이나 숙제를 하는 기존 수업 방식을 뒤집어서 미리 학습 내용을 온라인 동영상으로 숙지하고 수업 시간에는 배운 지식을 토대로 활동하거나 응용 실습하는 것이다. 2008년 미국 콜로라도 일부 교사들을 중심으로 실험적으로 플립드 러닝을 실천했는데, 교육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수업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KBS를 통해 관련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많은 교사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미래교실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거꾸로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실천하게 되었다.

플립드 러닝을 실천한 결과 교육적 성과와 문제점이 동시에 나타났다. 플립드 러닝을 성실하게 참여한 학생들은 학업 흥미도가 올라가고 학업 성적도 올라갔다. 하지만 학생들이 미리 온라인 수업 동영상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수업 활동에 참여하면 반대로 학습 효과가 떨어질 수 있었다. 학생들이 가정 형편 상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이를 가지고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면 기대한 학습 효과를 가질 수 없었다. 교사 입장에서는 매번 수업 동영상을 제작하여 올려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온라인 예습을 강조한 특이한 수업 방식 정도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최근 코로나 문제로 인하여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교육 현실에서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형태의 감염 상태가 일어날 수 있고, 코로나 문제를 계기로 전국적인 온라인 수업 환경이 어느 정도 구축된 이상 블렌디드 러닝과 플립드 러닝은 지속되리라 예상된다. 무크나 미네르바 스쿨처럼 온라인 수업을 전제로 미래 교육을 지향하는 새로운 교육적 실험들이 보다 강화될 것이다.

 

3. 문제중심(PBL, Problem Based Learning) 수업

문제중심 학습(Problem Based Learning)은 대표적인 구성주의 교수 학습 모형 중 하나로, 실제적인 삶의 문제(Problem)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수업을 말한다. 이는 PBL(Problem Based Learning) 수업이라고도 하는데, 문제 기반 학습, 문제 해결 학습이라고 하기도 한다.

문제 중심 학습(PBL) 모형의 목적은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지식의 기반을 습득하고,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추론 능력을 함양하며, 지식을 통합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Problem)란 학생과 관련이 있는 현실적인 문제, 명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문제, 비구조화된 문제이다. 이 모형에서 교사는 안내하고 질문하며 단서를 제공하는 조력자, 촉진자일 뿐, 문제 해결의 주체는 학생이다.

문제 중심 수업 모형의 수업 진행 절차는 다음과 같다.

 

기본 개념 설명 및 동기 유발

- 교사가 주제와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동기 유발을 한다.

PBL 문제 제시

- 교사가 준비한 문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개인별 과제 해결

- 개인별로 문제 시나리오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학습지에 기록한다.

협동학습 (모둠별 문제 해결 활동)

- 모둠별로 문제 시나리오에 대한 대안을 선택하고 이유를 정리한다.

전체 발표 및 교사의 피드백

- 모둠별 활동 결과를 전체 학생 앞에서 발표하고 교사가 피드백한다.

문제중심 수업모형은 프로젝트 수업 모형과 달리 1-2차시 수업에서도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수업 방식으로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다. 교과교실제 수업이나 블록 타임제에서 활용하면 좋다.

 

4. 프로젝트 기반(PBL, Project-based Learning) 수업

프로젝트 학습이란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 주제를 탐구하고 표현하는 활동을 말한다. 교사가 중심이 되어 주제를 선정하고 과제를 부여하며 발표를 시키고 평가를 하는 기존의 발표 수업과는 달리, 프로젝트 학습은 그 모든 과정을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추진한다. 과제 발표 수업은 결과 중심, 전통적 지식 중심 수업이라면 프로젝트 수업은 과정 중심, 학생 중심, 생활 중심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과제(Task) 발표 수업 vs 프로젝트(Project) 수업]

 

프로젝트 수업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삶의 문제를 다루며, 학생들은 자율적인 학습자, 자기 주도적 존재로 인식된다. 교사는 학생들이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 촉진자 역할을 수행한다. 프로젝트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간에 활발한 사회적 상호 작용이 이루어져야 하며, 구체적인 교육 활동이 제시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수업은 교실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어 적용되고 있다. 프로젝트 수업의 핵심 요소는 어려운 문제나 질문, 지속적인 탐구, 실제성, 학생 선택권, 결과물, 성찰, 피드백이다.

프로젝트 수업이 기존 수업 방식에서 일부 프로젝트 수업 모형을 삽입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라면 프로젝트 기반 수업(Project-based Learning, PBL)은 교육과정 자체를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구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년전 TV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 수업은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여 직접 교육과정을 기획,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기도교육청 주관 꿈의 학교에서 운영하는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이다. 여기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주제와 내용을 구성해 신청하면 교육청에서 이를 지원하여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일부 대안학교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는 국가 차원의 교육 혁신 정책을 진행하면서 전통적인 교과 수업 대신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 흥미 유발, 자기주도적 수업 가능, 실질적인 역량 향상, 범교과적인 접근 등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지식이나 이해를 익히는데 한계가 있고, 학생 흥미와 경험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학문적인 지식 체계를 이해하고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또한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져야 실행 가능하고, 학습자 수준이 낮거나 학습의지가 낮으면 학습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프로젝트 수업은 기존 교과 수업을 대신하는 대체제라기보다는 기존 교과 수업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보완재 성격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 수업은 학생 개설 수업이 가능하므로 앞으로 자유학년제나 고교 학점제 등을 통해 프로젝트 기반 수업에 대한 실천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참고문헌>

김현섭(2018), “철학이 살아있는 수업기술”, 수업디자인연구소

김현섭, 장슬기(2019), “미래형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수업디자인연구소

강인애 외(2007), “PBL의 실천적 이해”, 문음사

정창우(2015), “인성 교육의 이해와 실천”, 교육과학사

장인실, 김경근(2012), “다문화교육의 이해와 실천”, 학지사

존 라머 외, 최선경 외 역(2017), “프로젝트 수업 어떻게 할 것인가?”, 지식프레임

경기도교육청(2020), “원격수업-등교수업 병행 블렌디드 러닝 운영 방안

클라우스 슈밥, 송경진 역(2016),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새로운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