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도 다 힘들다!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않아 끊길 때도 있어서 실시간 수업은 불편해요. 집안 모습이나 나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는 것에 대해 조금의 거부감이 들구요.”
“선생님이 직접 수업하는 동영상이 아닌 ppt와 선생님의 말만 듣고 게 조금 지루해요.”
“수업 할 때 궁금한 부분을 바로 물어볼 수 없는 점이 불편해요.”
“EBS는 교과서랑 안 맞아요. EBS 동영상은 학교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내신 준비 할 때 어려움이 있고 교과서별로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ebs 동영상만 보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친구들과 직접 만나 놀고 싶어요. 하루 빨리 등교 수업이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들이다. 학부모들도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집안에서 아이들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부모로서 챙겨주어야 할 것이 많네요. 저학년의 경우, 부모가 수업이나 숙제를 챙겨주어야 할 것이 많아요.”
“우리 가정은 맞벌이 부부이다 보니 집안에서 아이들을 충분히 챙겨주지 못해 어려움이 많아요.”
“부모 입장에서는 EBS 콘텐츠로만 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 담당 선생님의 성의가 없어보여요. 학교마다 온라인 수준차가 많이 벌어져요.”
“내 자녀의 경우, 하루 수업을 2시간 만에 끝마치고 나서 게임이나 딴 짓하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이예요. 선생님이나 학교에 따라 온라인 수업의 수준차가 느껴져요.”
교사 입장에서도 온라인 수업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준비를 하려면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수업 준비할 것이 더 많아요. 요즘은 밤늦게까지 수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경우, 제 얼굴이 노출되는 것이 부담돼요. 혹시나 나중에 누군가 부정하게 사용할까봐 걱정이 되요. 학생들이 딴 짓하는 경우, 작은 화면으로 확인하여 통제하기 쉽지 않구요.”
“우리 학교는 EBS 콘텐츠 활용형으로 통일했어요. 교사 제작 콘텐츠를 활용하면 교사마다 편차가 벌어져서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요.”
“요즘은 콜센터 직원이 된 느낌이예요.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했는지 확인하고, 미참여인 경우, 전화해서 참여를 독려하는 일이 주업무가 되었어요. 때로는 사채업자처럼 일부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협박 아닌 협박도 해야 해요.”
코로나19 문제와 온라인 수업 도입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생긴 이래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월 20일 현재 11,441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 수는 269명이다. 이에 따라 학교 개학이 연기되었고, 여러 차례 미루어지다가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했고, 5월 20일부터 고3 학생들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이 이루어졌다.
코로나 문제는 확산과 방역, 진정과 재확산 형태로 주기적으로 확산과 진정이 파동처럼 진행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코로나 문제가 완전히 종식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이상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감염학자들은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완전히 코로나 문제가 종식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고, 지역 풍토병화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어도 제의 코로나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다. 2002년 사스가 대유행하고 나서 10년 뒤 2012년 메르스가 발생했고, 7년 뒤 코로나19가 나타났다. 현재의 대유행 주기로 볼 때 제2의 코로나는 3-4년 뒤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코로나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진행된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에 따라 학교 운영과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처음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질 때, 많은 교사들과 학교들은 코로나 문제를 2-3개월 정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그동안 임시방편적인 대안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코로나 문제가 중장기화가 되자 온라인 수업이 임시방편적인 대안이 아니라 상시적 운영 체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일부 사립학교나 대안학교들은 코로나 문제를 중장기적 문제로 이해하고, 3월부터 온라인 개학을 해서 수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문제를 통해서 학교나 교사들의 역량에 따라 온라인 수업이 천차만별 형태와 수준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어떤 학교는 소위 ‘인강’ 수준을 벗어나 학생 간 상호작용을 추구하는 온라인 협동학습을 도입하고, 학습코칭 개념을 도입하여 개별적인 학생 맞춤형 지도를 하면서 모든 수업 시간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학교는 학교 차원에서 실시간 쌍방형 수업이나 교사 콘텐츠형 수업을 금지하고, EBS 동영상 링크만 걸고, 적절한 피드백없이 형식적으로 대충대충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어떤 교사들은 늦은 밤까지 수업 준비와 피드백으로 인하여 대면 수업보다 바쁘게 보내지만 어떤 교사는 EBS 동영상 링크만 걸거나 수준이 낮은 과제만 제시하고 피드백 없이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코로나 문제가 감추어진 학교 역량과 교사 역량을 고스란히 드러난 형국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교 간 비교, 교사 간 비교를 통해서 학교나 교사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인 온라인 수업의 장단점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문제처럼 비대면 상황에서 안전하게 수업을 할 수 있다.
둘째, 언제 어디서나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습자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조절이 어느 정도도 가능하다. 스마트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으면 가정이나 야외에서도 학습할 수 있다.
셋째, 교실 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학급이나 학교와도 함께 학습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 교실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협동학습을 할 수 있다.
넷째, 상시 공개 수업이 이루어지기에 교사들의 수업 기획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교사 입장에서는 상시 공개 수업이라서 부담은 되지만 그러기에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수업에 임할 수 있다.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수업 준비할 것이 많고, 그에 따라 수업 기획력이 향상될 수 있다.
다섯째, 온라인 수업 준비를 위해 자연스럽게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생겼다. 오프라인 수업을 하다가 갑자기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동료 교사들끼리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여섯째, 고교 학점제 수업 시 재수강 보충수업이 필요한 경우, 방과 후나 방학 중에 수업 수강이 가능해질 수 있다. 소인수 과목의 경우, 온라인 과목으로 개설이 가능하다. 온라인 과목 운영은 작은 학교나 시골 학교 등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일곱째, 학교 밖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외부 전문 강사를 일부 초빙하여 운영할 수 있고, 한번 제작하면 나중에 다시 활용하기 쉬우므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덟째, 에듀테크(Edu-Tech)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ICT수업이나 스마트수업 등 새로운 형태의 수업이 학교 현장에 자리잡게 되었다. 예전부터 ICT 수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일반 학교에 전면적으로 확산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코로나 문제로 인한 온라인 수업 도입은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체 수업 형태로 자리 잡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도 있다.
첫째, 인성 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다. 온라인 수업은 인지적 영역, 지식과 이해 등 저차원적 사고 개발에는 도움이 되지만 가치와 덕목을 다루기 힘들고, 정서적 영역과 실천적 영역이 접근이 어렵다.
둘째, 생활 지도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다. 온라인 상의 상호 작용만으로는 여러 가지 학생 생활 지도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스마트 기기 과의존 현상과 게임 중독 문제 등 새로운 온라인 문제가 더해지고 있다.
셋째, 온라인 수업이 학습 효과를 거두려면 개별 맞춤형 지도와 피드백 구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사가 다인수 학생들을 온라인 상 개별 지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넷째, 음미체 과목이나 전문 교과 등 실습이 중심인 과목인 경우, 보여주기는 가능하지만 실습은 불가능하기에 교과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보는 것과 실제 해보는 것은 많이 다르다.
다섯째,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경우, 온라인 수업으로 접근하기 힘들다. 한글을 모르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다루기 힘든 어린 학생들의 경우, 부모의 도움없이 혼자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기 힘들다.
여섯째, 온라인 수업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예산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다. 온라인 수업 체제 구축과 유지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보안이나 초상권 문제, 저작권 문제 등이 있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도 많지만 근본 한계도 있기에 대면 수업의 대체제로서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의 병행을 하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혼합형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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