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 이야기

학교 안 교사학습공동체 살리기

by 김현섭 2026. 3. 21.

학교 안 교사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차원에서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학교 안 수업공동체는 현실적으로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사교모임화되기 쉽다. 일단 빡빡한 일정상 일과 시간 안에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고, 교사들이 제대로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을 해서 자기가 교사로서 성장한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생긴 일이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일부 교사들 중에는 무용론이나 회의론을 가진 교사들이 많고 시간표 상 시간을 빼기 쉽지 않아서 더 힘들다.

 

교사동호회는 교사들끼리 친목도모나 승진 준비 등 내부 회원에게 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교사학습공동체는 학생 학습 증진과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초점을 두어 교사들이 모여서 연구하고 실천하고 반성하는 공동체이다. 모임 목적이 학생 학습에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교사들끼리 친목도모와 체력 증진을 위해 스포츠댄스모임을 가진다면 교사동호회이지만, 체육 교사들끼리 스포츠댄스를 배워서 교실 수업에서 활용한다면 교사학습공동체라는 것이다. 모임 활동 내용보다 어떠한 목적으로 모여서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학교 안 교사학습공동체를 조직하는 경우, 희망 교사들로만 구성하는 방안과 전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희망 교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면 자발성에 기초하여 적극적으로 운영될 수 있지만, 나머지 교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 한계가 있고, 자칫 그들만의 리그처럼 다른 교사들에게 비추어질 수 있다. 전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면 원칙적으로는 좋아 보일 수 있어도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인 교사들이 반발하거나 적당하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래서 각 교사학습공동체마다 편차가 벌어질 수 있는데,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와 문화가 많이 달라진다. 부정방향의 교사가 리더가 되는 경우, 형식화되거나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담론을 생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각 방안마다 장단점이 있기에 학교 상황에 맞는 구성 방안을 찾는 것이 좋다.

 

희망 교사들로만 운영하는 경우, 모임을 개방적으로 운영하면 좋다. 교사학습공동체에 관심이 있어도 바쁜 담당 업무 등으로 인하여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학습공동체에 참여해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와 다른 교사들과 소속감과 동료애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만, 바쁜 업무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감과 활동(독서, 수업공개 등)에 대한 부담감이 함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양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교사들이 교사학습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교사학습공동체 모임 주제를 전체 교사들에게 알리고, 한 번만이라도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모임 결과물 중 좋은 것들을 전체 교사들에게 수시로 공유하면 좋다. 그리고 긍정 방향의 교사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좋다. 도서 구입이나 회식비 등을 지원하고 연말에 공개적으로 시상하거나 선물을 주는 방법 등을 모색할 수 있다. 그리고 교사학습공동체를 구성하기 전에 인센티브를 미리 공개하여 전체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좋다.

 

교사학습공동체 조직 시 리더 교사를 중심으로 세울 수 있고, 관심 주제별로 세울 수도 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리더 교사를 중심으로 세우는 방법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관심 주제별로 모이는 경우, 준비된 리더 교사가 없는 경우,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방식을 적절하게 섞는 것도 좋다. 전체 교사들에게 미리 관심주제를 신청받거나 학교 차원에서 연구시범학교를 하는 경우, 해당 주제와 관련한 소주제를 미리 뽑고, 해당 주제에 관심있는 리더 교사를 섭외하여 미리 부탁하여 세우는 것이다.

 

전 교사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경우, 최소한 부정 방향의 교사가 교사학습공동체의 리더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리더의 부정적 태도가 학교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밑 작업을 통해 긍정 방향의 교사를 미리 섭외하여 먼저 리더 교사를 세우고, 리더 교사를 중심으로 교사학습공동체를 구성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좋다. 준비 작업 없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모집하여 바로 교사학습공동체를 조직하다 보면 조직 당시의 일시적인 분위기나 돌발변수에 의하여 교사학습공동체 조직이 잘 구성되지 못할 수 있다.

 

중등학교에서 교사학습공동체 구성 시 리더 교사들을 중심으로 조직하되, 교과중심 모임보다는 학년 중심, 관심 주제별로 조직하는 것이 좋다. 교과중심 모임으로 구성하면 자칫 기존 교과협의회처럼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교과 특성에 따라 동 교과 교사들끼리 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인수 교과의 경우, 소외되기 쉽고, 모임도 잘 운영되지 않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음미체 모임이나 비교과 교사들은 교과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공통 분모를 찾아서 주제를 모색하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고 동 교과의 선후배 역학 관계 등이 존재할 수 있어서 애매할 수 있다. 연령대로 골고루 섞일수록 좋다. 50대 이상 고연령 교사들끼리 모이면 모임이 활력이 떨어질 수 있고, 20대 저경력 교사들끼리 모이면 일단 분위기는 좋지만 교사들의 역량을 세우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교사학습공동체가 조직이 되면 각자의 관심사를 나누고, 공통 분모를 찾아 주제를 정하면 좋다. 해당 주제에 대한 좋은 책을 찾아 책나눔 모임으로 시작하면 좋다. 책 저자나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서 연수를 개최하면 좋다. 연수 시 전체 교사들이 참여하면 좋은 연수와 관심사별로 선택 강좌 형태로 운영하면 좋은 연수가 있으니 전략적으로 연수를 운영하면 좋다. 유명 강사를 초청하는 것보다 책을 읽고 해당 저자를 초청하여 연수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책 나눔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을 운영하면 좋다. 공동 수업디자인을 통해 수업 아이디어를 협업하여 함께 수업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때 개인별로 수업지도안 초안을 만들어 다른 교사들로부터 피드백을 통해 최종적으로 수업자가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다.

공동 수업디자인 후 실제 수업 공개를 하고 수업나눔으로 피드백하면 좋다. 수업장학 기반 수업강평회보다는 수평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나눔 방식이 더 좋다. 수업자의 수업고민에 초점을 맞추어 함께 공동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학기 말에 교사학습공동체의 성과를 공유하면 좋다. 교사학습공동체 활동 내용을 녹취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요약하여 과정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수업지도안만 제출하게 하면 특정 교사에게 몰아주기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실천의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나 시행 과정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패 속의 교훈을 찾아내고 격려받는 것이 성공을 통한 칭찬보다 더 좋을 수 있다. 이때 세바시나 수업토크 콘서트 형태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면 좋다. 학교 특성과 상황, 교직 문화의 분위기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하면서 학교 차원의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청 차원에서도 학교 안 교사학습공동체를 지원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교사학습공동체 리더를 위한 연수나 간담회를 열고, 일종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가까운 지역별로 모임을 할 수 있는 까페 등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의 경우, 시내 까페를 계약하여 관내 학교 교사들이 모여서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안에 수업나눔실을 만들어서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연말에 교사학습공동체 리더 교사들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열어 교사학습공동체 차원의 성과나 고민들을 공유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