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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이야기

좌충우돌 교사냐? 세종대왕 교사냐?

by 김현섭 2026. 5. 29.

전반적으로 모든 욕구가 높은 교사는 좌충우돌 교사가 되거나 세종대왕 교사가 될 수 있다?!

교사는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대개 열정과 에너지가 많은 경우가 많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교사가 자기 에너지가 높기에 교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무기력한 사람이 교사가 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욕구코칭 관점에서 욕구 검사지를 실시하여 분석해보면, 교사들이 전반적으로 욕구가 높은 편이다. 5가지 기본 욕구가 전반적으로 높은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수많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기본 욕구 검사를 해보았는데, 기본 욕구 점수가 낮다 하더라도 50점 만점에 20점 후반대이지, 10점대로 낮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5가지 기본 욕구가 모두 높은 대표적인 인물은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은 생존의 욕구가 높았기에 업무 처리에 있어서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사랑의 욕구가 높았기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고, 신하를 잘 챙겼다. 힘의 욕구가 높아서 결단력과 업무 추진력이 뛰어났고, 국방력 강화에도 힘썼다. 자유의 욕구가 높아서 독창적인 소리글자인 한글을 만들었고, 문화예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즐거움의 욕구가 높아서 신하들과 한문적인 토론을 즐겨했고, 왕이면서도 동시에 연구자로서 역할을 했고, 고기를 좋아해서 덩치도 좋았다.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왕에 비해 세종대왕은 모든 욕구가 높은 왕이었기 때문이다.

 

5가지 기본 욕구가 모두 높은 교사는 수업에서 다양한 양상이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생존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구조화되고 안정된 수업, 사랑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대화와 참여가 살아있는 수업, 힘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학습 목표 중심, 교사 중심 수업, 자유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수업, 즐거움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재미있고 풍성한 수업을 추구한다. 그런데 5가지 모든 욕구가 높은 교사는 이러한 5가지 양상이 상황에 따라 모두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교사가 자기 에너지를 잘 조절하지 못하면 5가지 기본 욕구가 좌충우돌하기 쉽다. 이것저것 하려다가 결국 핵심을 놓칠 수 있다. 1차시보다 많은 학습 내용을 소화하려다가 1가지도 확실하게 다루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과유불급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가 학습주제나 학생 특성과 교실 상황에 따라서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활용해야 수업을 보다 깔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모든 욕구가 높은 교사는 수업 시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욕구가 다를 수 있기에 내적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생존의 욕구를 사용하면 자유나 즐거움의 욕구가 충돌된다. 사랑의 욕구를 사용하면 힘이나 자유의 욕구가 충돌할 수 있다.

예컨대, 힘의 욕구가 높아서 수업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고 싶은데, 생존의 욕구도 높으면 많은 학습 내용을 세밀하게 다루려고 하고, 즐거움의 욕구가 높으면 재미있는 다양한 학습 활동을 넣으려고 한다. 수업 1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결국 열심히 수업을 마쳐도 교사 자신은 깔끔하지 못하고 찜찜한 마음을 가지기 쉽다. 그래서 교사는 자기 수업에 대하여 만족도가 높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1회성 수업으로 진행되고 학생들의 돌발 변수가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결국 계획한 대로 수업을 깔끔하게 진행하기 힘들 수 있다.

 

이러한 교사의 내적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우선 자기 내면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딜레마의 원인을 잘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보다 수업 문제의 원인과 양상을 잘 파악하여 적절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교사들이 열심히 노력하지만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행동(Doing)보다 존재(Bing)가 더 중요하다. 자기 존재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자기 성향에 맞는 수업 성장 방향을 찾아 그에 맞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사용설명서를 잘 읽고 자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모든 욕구가 높은 교사가 내적인 성찰이 이루어지면 내면이 안정되고 수업 에너지가 역설적이면서도 복합적으로 잘 드러난다. 수업에서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이 문제 행동을 하면 힘의 욕구를 활용하여 단호하게 지도한다. 학생들이 긍정적인 행동을 하면 즐거움의 욕구를 활용하여 기분 좋게 칭찬한다. 학생들이 힘들어 할 때 사랑의 욕구를 활용하여 정서적 공감을 기반으로 친절하게 격려한다. 금쪽이 학생들도 자유의 욕구로 품을 수 있고, 수업 시간에 돌발 변수가 생겨도 지혜롭게 임기응변을 할 수 있다. 생존의 욕구를 통해 학생들을 세밀하게 챙기고, 구조화된 수업, 준비된 수업으로 차분하게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 생존과 사랑의 욕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가가며, , 자유의 욕구를 통해 학생들에게서 물러서서 관조하면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즐거움의 욕구를 통해 재미있고 풍성하게 수업을 디자인하지만, 힘의 욕구를 통해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수업 목표에 맞추어 깔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좋은 수업은 역설이 있는 수업이다. 수업 목표에 초점을 두나 유연성이 있고, 학생들에게 기본적으로 친절하나 문제 행동을 했을 때 단호할 수 있다. 소위 츤데레 교사로서 무심한 듯 행동하지만, 속 마음은 그렇지 않고, 은근히 학생들을 챙길 수 있다. 수업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편안하지만, 때로는 긴장감을 통해 교사가 수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린다. 5가지 기본 욕구를 자기가 잘 통제하고 상황에 맞게 필요한 욕구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