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철학과 학교비전의 차이점? 철학? 가치? 역량?

여러 학교들의 학교 교육과정 문서를 살펴보면 학교철학과 학교비전을 혼동되어 서술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 교육과정 컨설팅시 학교철학-학교비전-가치-역량 등의 위계 단계와 개념이 잘 구분되지 않아서 정리하기 쉽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학교철학, 비전, 가치, 역량의 개념과 사례를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 철학

철학의 사전적인 의미는 ‘인간이나 세계에 대한 지혜·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나 ‘자기 자신의 경험 등에서 얻어진 기본적인 생각’을 말한다. 교육철학은 교육에 대한 관점과 방향을 말하는 데, 교육관, 지식관, 학생관, 교사관, 학부모관을 포함한다. 학교철학은 학교 공동체가 지향하고 공유하고 있는 생각과 신념을 말한다. 그러므로 학교철학은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관, 지식관, 학생관, 교사관, 학부모관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대개 학교철학을 제시할 때, 모든 내용을 다 제시하기 쉽지 않다보니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해져서 상징적인 언어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개 학교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학생상)을 학교철학으로 제시한다. 예컨대, ‘더불어 사는 평민’,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민주시민 육성’ 등이 학교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철학은 학교공동체의 주요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예컨대, 학교철학이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고 해도, 실제 학교 교육과정이 상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면 엘리트 중심 교육이 그 학교의 진짜 학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한정적인 특별교실 예산이 주어졌을 때, 컴퓨터실 대신 미술실을 먼저 리모델링을 했다면 그것이 바로 학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 비전

비전(vision)의 사전적인 의미는 ‘미래상이나 계획, 전망 등’을 말한다. 비전의 단어에는 ‘앞을 내다본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학교 비전이란 학교공동체가 추구하는 미래학교 모습과 계획을 말한다. 예컨대, 학교 비전으로 ‘존중과 배려로 더불어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참여와 소통일 살아있는 학교공동체’, ‘더불어 사는 삶을 가꾸는 행복한 평화교육공동체’ 등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비전은 성격상 학교 교육 목표와 중첩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학교 교육활동 계획서를 살펴보면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학교 비전과 학교 교육목표를 구분하자면 비전은 추상적이고, 중장기 목표에 가깝다면 학교 교육목표는 현실적이고, 중단기 목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학교철학과 비전을 많은 학교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혼동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철학과 학교비전이 추상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중첩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구분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밀하게 개념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학교철학은 시대적인 요구나 학교의 변화와 상관없이 유지되고, 학교 교육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학교 비전은 학교 공동체가 지향하는 방향이므로 학교철학에 비해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고,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라 비전을 수정 보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철학은 학교 교육활동의 토대와 강령이라면, 학교비전은 학교 교육활동의 미래지향적 방향성과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다.

 

∎ 가치

일반적으로 가치란 ‘바라는 것’, ‘추구해야 하는 것’, ‘좋아하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의미있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런데 학교 가치는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인데, 학교 철학의 세부 영역으로서 학교 철학을 이루기 위한 세부 덕목 등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학교 가치로서 인성, 지성, 공동체성, 민주성, 창의성, 사회성, 자율성 등이 있다. 최근 미래형 교육과정,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 대두되면서 역량은 상대적으로 강조하지만 가치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역량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가치이다. 가치를 뺀 역량은 위험할 수 있다. 의사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환자의 병을 잘 치료하는 것이지만 ‘의사가 왜 환자의 병을 잘 치료해야 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이 가치이다. 가치와 역량은 분리될 것이 아니라 서로 잘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때로는 가치와 역량을 혼동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념을 구분하되, 잘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역량

역량이란 과제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으로서 지식과 기술 뿐 아니라 정서, 신념, 가치, 태도를 포괄하는 총체적인 능력이다. 역량이란 ‘아는 것’을 넘어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역량은 지식이 경험을 통해 역량으로 발전된다. 예전 학교 교육활동 계획서에서는 학교 철학과 가치는 제시되었으나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이 구체적으로 명기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지식과 학력 중심 교육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이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역량이 강조되고 2015 국가 교육과정이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 전환되면서 학교 교육과정에서도 학교가 추구되는 역량이 제시되기 시작하였다.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6대 핵심역량(자기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조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지만,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6가지를 다 담아내기 힘들다.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종합적인 역량을 담아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지만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한정된 교육력과 자원을 가지고 6가지 역량을 다 추진할 수 없다. 그러기에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역량들을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3~4가지 역량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덕양중 학교 비전

별무리학교 중핵교육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