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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모둠 구성은 어떻게?

by 김현섭 2023. 2. 28.

모둠 구성의 원칙

조별학습은 대개 동질적인 6인을 한 모둠으로 구성합니다. 그러다보니 모둠 안에 무임 승차자나 일벌레 학생들이 생기게 되고, 모둠 간 학습 편차가 벌어져서 교사가 조별 학습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동학습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모둠을 구성합니다. 협동학습의 모둠 구성 기본 원칙은 이질적인 4인을 한 모둠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 4인 1모둠

 

협동학습에서 41모둠을 강조하는 이유는 3인이나 5인으로 모둠 구성시 짝 활동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5인이 넘어가면 모둠 내에 무임 승차자나 일벌레 학생이 등장하기 쉽습니다. 물론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되도록 41모둠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질적인 모둠 구성

 

협동학습에서 이질적인 모둠 구성을 원칙으로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사는 사회가 이질적인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가진 이질적인 사람들과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동해야 합니다. 둘째, 이질적인 구성원으로 모둠을 구성하면 또래 가르치기와 같은 모둠 내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성적에 따라 동질 집단으로 구성된 수준별 수업의 경우 이러한 상호작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모둠 간의 학습 편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존 조별 학습과 같이 원하는 학생들끼리 모둠을 구성하도록 하면 대체적으로 동질적인 모둠이 구성됩니다. 이렇게 되면 모둠 간 학습 편차가 생기게 되고, 교사 입장에서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난감해 집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질적인 모둠 구성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교사는 이에 대해 학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며, 이때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면 좋습니다.

 

- 공동의 목표를 항해 함께 모둠 활동을 하는 과정을 통해 평소에는 잘 몰랐던 친구들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된다.

-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은 사고를 확장하며 학습활동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 모둠 내에서 또래 가르치기가 잘 이루어질 수 있다.

- 자신과 성향이 다르거나 별로 협력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사회적 기술을 배울 수 있으며, 이는 학교 밖에서도 유용하다.

 

 

모둠 구성 방법

# 교사 중심 방법

 

성적 중심

성적은 모둠 활동 시 주요 변인 중의 하나입니다. 성적이 다른 학생들을 섞어 모둠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적을 기준으로 모둠을 구성하는 사례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적 중심 모둠 구성 방법

 

성별 중심

 

남녀 혼합반의 경우, 남학생 2, 여학생 2명으로 모둠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남학생만으로 모둠을 구성해야 하는 경우에는 학습 의욕이 높은 남학생들을 이 모둠에 더욱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어느 한쪽 성별이 1명인 모둠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남학생 1명과 여학생 3명인 모둠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어느 한 쪽의 성별이 1명만 포함된 모둠은 교사가 특별히 격려하고 지도해야 합니다.

 

성격 중심

 

성격 유형을 고려하여 이질적으로 모둠을 구성하면 좋습니다. 4기질 테스트부터 성격유형검사(MBTI), 에니어그램 유형 등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지만 간단하게 외향성과 내향성의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도 좋습니다. 외향적인 학생 2명과 내성적인 학생 2명으로 모둠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문화 중심

 

협동학습이 발달한 미국은 다민족 다문화사회이기 때문에 단일민족인 우리와 약간 다른 환경에 놓여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나 탈북자, 외국 이민 경험자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섞어 모둠을 구성하면 좋습니다.

 

# 학생 중심 방법

 

교우 관계를 고려하기 어려운 교사 중심 방법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입니다. 교사가 먼저 성적이나 리더십, 본인의 희망 여부 등을 고려하여 이끔이들을 선정하면, 이끔이는 본인이 원하는 학생들을 선택하여 모둠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위권 학생이 이끔이라면 중상위권, 중하위권, 하위권 학생 명단에서 각 1명씩 선택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 무작위 방법

 

학생들에 대한 기초 정보가 부족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모둠 구성 방법입니다. ‘그림 조각 카드 활용법이 여기에 속합니다. 먼저 다양한 그림 카드를 모둠 수만큼 준비한 후 각각 4조각으로 잘라 섞은 뒤 학생들이 한 조각씩 뽑도록 합니다. 이후 돌아다니며 친구들이 가진 그림 카드 조각과 맞추며 자기 모둠원들을 찾고 원하는 모둠 좌석에 순서대로 앉습니다. 활동을 마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림 조각을 맞추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어도 결국 네 사람만 남게 되기 때문에 남은 사람들끼리 모둠을 구성하면 됩니다. 다만 이 활동을 할 때는 학생들이 임의로 그림 카드 조각을 바꾸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그림 카드 조각 대신에 플래시 랜덤 프로그램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 관심 주제별 방법

 

모둠 중심 프로젝트 수업 시 관심 있는 주제별로 모둠을 구성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대중문화를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 가요’, ‘만화’, ‘인터넷 게임등의 주제가 나왔다고 하면 관심사가 같은 학생들끼리 모둠을 구성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실제 적용할 때는 친한 학생들끼리 모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모둠 구성 시 유의 사항

 

모둠 내 세부 역할에 대한 유연하고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

 

초등의 경우 역할을 고정하지 말고 리더십을 기르는 차원에서 돌아가면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중등의 경우 영어와 수학은 교사가 직접 성적에 따라 모둠을 구성하고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좋으나, 다른 과목은 이끔이 학생만 정하고 나머지 역할은 모둠에서 상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부 역할과 명칭은 교사가 수업 내용과 방식에 따라 적절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빨강이, 노랑이, 초록이, 파랑이라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모둠을 구성하면 좋음

 

이질적인 모둠 구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는 학습 내용이나 시기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모둠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기준을 물어올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기 보다는 친하지 않은 학생들끼리 모둠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업 방식에 맞는 자리 배치 고민 필요

 

협동학습을 많이 활용하는 경우에는 모둠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일제학습을 주로 하고 협동학습은 가끔 하는 경우에는 모둠 활동에만 모둠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교실을 적절히 활용하면 좋습니다.

 

학교급별, 교과목별 특성에 맞는 모둠 운영 주기 설정

 

선생님이 협동학습을 운영하면서 교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모둠 운영 주기를 유지하면 좋습니다. 운영 기간이 짧으면 적응하기 쉽지 않고 너무 길면 학생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주기에 따라 교체하면 좋습니다. 다시 새롭게 모둠으로 구성할 때는 예전에 같은 모둠원과 같은 모둠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 좋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대체로 3-4주가 적당합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6-8주를 유지하고 정기고사를 기점으로 모둠을 바꾸면 좋습니다. 주당 수업 시수에 따라 운영 주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모둠을 바꿀 때는 기존 모둠원이 같은 모둠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모둠 내, 모둠 간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술 훈련 필요

 

모둠 세우기 활동을 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모둠 안에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이 갈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불가피한 경우 교사가 직접 갈등을 중재할 수도 있겠지만 원칙적으로는 학생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에게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술을 훈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모둠 해체식 및 동창회를 하면 좋음

 

모둠 해체식은 기존 모둠을 해체하고 새 모둠을 구성하기 직전에 실시하면 좋습니다. 지난 모둠 활동 기간 동안 느낀 점이나 각자에 대한 칭찬 메시지를 동시 다발적으로 돌아가며 쓰기’ (일명 롤링 페이퍼)를 통해 기록해 주는 것입니다. 모둠 동창회는 지난번 활동했던 모둠원들이 깜짝 이벤트처럼 모여 간단한 활동을 해보는 것입니다. 학기 말에 학기 초 모둠원들끼리 모여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간단한 신체 놀이 활동을 실시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출처]

김현섭 외(2012), "협동학습1", 한국협동학습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