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학점제
고교학점제란 대학의 학점제(credit system)를 고교에 도입해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교실을 다니며 수업을 듣고, 누적된 학점이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이다. 대학 학점제와의 차이점은 진로가 어느 정도 결정된 대학생과 달리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고교생들에게 적용해야 하기에 과목 선택권이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강 발생 시 학생 생활지도가 쉽지 않다는 것이고, 대학의 경우, 학점 미달시 재수강을 하도록 하고, 학점을 채우지 못하고 학기를 추가로 들어야 하지만 고교의 경우,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고교 학점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학생들의 특성과 성향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다.
∎ 진로중심 교육과정
학생 진로에 대한 탐색과 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자기 진로에 맞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 무학년제 운영
다양한 과목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학년제로 과목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 블록타임제
블록타임제(연속수업)로 구성해야 학생들의 교실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수업방식도 일제학습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기 좋다.
∎ 교과교실제 및 다양한 교과교실
교과의 특성이 반영된 교실에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학습하기에 효과적이다. 소인수 과목을 위한 미니교실, 다인수 과목을 위한 중강의실 내지 대강의실 등 학생 수강 참여 인원에 따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 소인수 과목 개설 및 운영
학생들의 원하는 과목을 개설하는데 있어서 소인수 학생들도 자기들이 원하는 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고, 소인수 과목 수업에서 개별화 수업을 경험할 수 있다.
∎ 성취평가제
성취평가제란 국가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제도로서 과목별 성취기준에 따라 절대평가(A-B-C-D-E 5등급, A-B-C 3등급, P 이수/미이수)로 성취도를 부여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일정한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 교사의 다과목, 다교과 체제 수업 문화
교사가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교과 뿐 아니라 필요시 다른 교과 과목 수업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고교 학점제의 장단점
고교 학점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학생의 특성과 진로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 구성
교육의 이상(理想)이라고 할 수 있는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질 수 있다. 개별 학생들의 특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 수강을 통해 교육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
∎ 희망 과목 선택으로 인한 수업의 만족도 상승
자기가 원하는 과목, 교사의 수업을 선택할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교육과정 및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
∎ 기초 및 심화 과목 수강 가능
영어와 수학 등 기초교과 수업에서 기초형 과목 및 심화형 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게 학생 학습 수준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서 학습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
∎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강화 및 학생주도성 향상
학생주도성은 자기가 선택권을 가지고 행동하고, 그 결과를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생긴다. 학생주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정 운영 방식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 창의적이고 유연한 교육과정 및 학사 운영 가능
학교의 자원, 지역사회 환경과 요구, 학부모들의 요구, 학생들의 요구, 교사들의 요구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고, 유연한 학사 운영이 가능하다. 시대 및 사회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교육과정을 업그레이드하여 운영할 수 있다.
∎ 진로교육 강화 계기
고교학점제는 진로중심 교육과정이기에 자연스럽게 학교차원에서 진로교육이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 진로 탐색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 중하위권 학생 도움
상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기존 표준화된 교육과정에 비해 고교 학점제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하위권 학생들이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점수를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 절대 평가 안착 및 수시 입학 지도 시 유리
고교 학점제는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입시제도 상 수시 전형으로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
그에 반해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점들도 있다.
∎ 복잡한 시간표 문제
선택 과목들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시간표가 복잡해지고, 수업 시간표 변경이 쉽지 않다.
∎ 공강 문제
공강이 있어야 고교 학점제 시간표를 작성하기가 좋지만, 공강 문제는 학생 생활지도 상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가급적 일과시간 안에 과목 수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선택과목이 많을수록 공강 시간이 많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 교사의 수업 부담 증가
교사 입장에서는 기존 표준화된 교육과정에 비해 수업에 대한 부담이 많이 늘어난다. 고교 학점제에서는 1교사 다과목 체제에서 1교사 다교과 체제가 될 수밖에 없다. 교사의 수업 부담감이 커지면 수업 부실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다고 외부 강사 수업을 늘이면 교육의 질 유지 및 일관성 문제, 예산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 교실 및 공간 확보 문제
학교에서 고교 학점제가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교실과 공간이 다양하고 많을수록 유리하다. 작은 공간에서 고교 학점제를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 소인수 과목 운영 문제
소인수 과목을 운영하려면 교사가 많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예산이 필요하다. 다인수 과목에 비해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
∎ 작은 학교에 불리함
고교 학점제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큰 학교가 유리하다. 작은 학교는 제한된 학교자원으로 인하여 다양한 과목 개설이 힘들다.
∎ 내실화된 공동 교육과정 운영 방안 필요
고교 학점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특색화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학교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공동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운영하려면 지원 인력과 관리, 시간표 조절 문제 등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 성취기준 미달 학생 피드백 문제
대학생과 달리 고교생의 경우, 성취기준 미달 학생에 대한 학력 보완 문제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계절제 수업, 보충수업, 재수강을 운영하기 쉽지 않다.
∎ 대학 입시 제도와의 연계성(정시 문제) 등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으로 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고교 학점제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고교 학점제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고교 학점제가 학교 현장에서 잘 정착되려면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독대안학교에서 과연 고교학점제를 도입해야 하는가?
기독대안학교의 경우, 기존 교육과정에서 고교 학점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일단 일반 공교육 학교들에 비해 예산과 인력이 제한되어 있고, 규모가 작은 학교들이 많이 있고, 보수적인 교사들의 성향상 급격한 교육과정 변화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상당수의 기독대안학교에서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하여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 구태여 고교 학점제를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교 학점제 운영 상 위에서 말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교 학점제를 과연 도입해야 하는가? 기독대안학교들이 고교 학점제를 도입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의 특성과 학습수준에 맞는 학생맞춤형 교육이 성경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달란트의 비유처럼 사람마다 각기 다른 달란트를 가지고 태어났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의 특성에 맞게 교육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둘째, 고교 학점제가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소명을 깨닫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교 학점제를 통해서 자기 특성에 맞는 직업 탐색 뿐 아니라 소명의식을 가지고 인생을 어떠한 가치와 비전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셋째, 고교 학점제가 학습의 약자인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사용하는 방식은 약한 자를 들어서 강한 자를 부끄럽게 만드는 방식이다. 성경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하나님의 공의라는 것을 강조한다. 기독인재 양성이라는 이름으로 기독학교가 중하위권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기독교 교육이라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넷째, 일반학교에서 고교 학점제를 통해 교육과정을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운영하는데 비해, 대안교육 성격을 가진 기독대안학교가 경직되게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면, 상대적인 교육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섯째, 기독대안학교가 고교 학점제를 잘 운영하면 학교특색화 전략이 잘 드러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대입 입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교 학점제를 잘 운영하는 학교들(이우고, 충남삼성고, 별무리학교)의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섯째, 학점제를 운영하지 않은 학교와 학점제를 운영하는 학교를 상대적으로 비교한다면 학점제 운영 학교가 교육과정 상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학점제를 운영한다고 모든 학교가 좋은 학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모든 대학들은 학점제를 운영하지만 대학 간 격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고교 학점제 운영 유무에 따른 상대적인 비교를 해보면, 고교 학점제 운영학교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학교 교육과정 만족도가 미운영 학교보다 높다.

기독대안학교에서 자기 학교에 맞는 고교 학점제 모델을 탐색하려면 다음의 질문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 우리 학교에 맞는 고교 학점제 모델은 무엇인가?
학교철학에 따라 고교 학점제 철학과 방향이 달라진다.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려는 근본 이유가 학교설립 이념과 기독교세계관 구현인지, 우수 명문 대학 진학인지, 다양한 진로 탐색인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미래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함인지, 해외대학 진학인지, 창업창직인지에 따라 고교 학점제 방향과 모델이 달라질 수 있다. 고교 학점제를 잘 운영하는 학교들마다 운영 모델이 다르다. 이우고는 진로 탐색과 학생주도성, 충남삼성고는 우수 대학 진학, 별무리학교는 개인맞춤형 진로 탐색과 역량 함양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고교 학점제의 방향성과 색깔이 각기 다르다. 학교가 추구하는 인간상이 소명인, 선교사, 기독인재, 사회생활 준비, 직업인 등에 따라 고교 학점제 방식이 많이 달라진다. 우리 학교의 학생 대상과 특성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인지, 다양한 특성과 성적 수준을 가진 이질적인 학생들인지, 학교부적응아인지, 경계선 학생이나 특수학생인지에 따라 고교 학점제 모델이 달라진다. 재학 학생수가 20명 이하인지, 20명~100명인지, 100명 이상인지에 따라 고교 학점제 모델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우수 학점제 학교 모델을 무조건 따라 한다고 해서 학점제가 잘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번 만든 학점제 모델로 수년동안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과목들과 대입 제도의 특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여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맞게 학교 교육과정을 수시 업데이트 방식으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다른 기독대안학교 학점제 모델, 일반학교 학점제 모델들을 참고하고, 우리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학점제 방식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꾸준하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선택과목 수가 많다고 해서 좋은 고교 학점제일까?
선택과목 수가 너무 많으면 수업의 질을 담보하기 힘들 수 있고, 예산과 인력을 뒷받침하기 힘들다. 학생들이 과목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선택 과목수가 많은 만큼 교육만족도가 비례해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작은 학교들이 많은 기독대안학교에서는 선택과목의 수를 늘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큰 학교도 개인별 선택과목수를 늘이는 것에 부담이 있고, 공강 문제, 입시 문제 등이 문제가 될 수 있기에 계열별 다양한 과정들을 만들어 과정을 선택하고 해당 과정의 과목들을 제한적으로 선택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과정 중심 접근은 공강 문제를 줄이고, 진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작은 학교의 경우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 대학입시 문제와 기독대안학교의 고교 학점제의 관계는?
대입 수시 전형에서 큰 역할을 하는 중의 하나가 생활기록부이지만 대학에서 대안학교 생활기록부가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기독대안학교에서 생기부 기록을 대충하면 교육적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단 생기부 기록 목적은 대학 입시 때문에 작성하는 것은 아니라 교육과정-수업-평가 활동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 문제는 기독대안학교 입장만이 아니라 대학 입장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5년도 대학 정원은 49만이고, 고3 재학생들은 약 40만이지만, 이중에서 고3 학생들 중 대학 희망자는 약 30만이다. 여기에 재수생과 해외유학생이 더해지면 대학입시 경쟁률은 거의 1:1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입시 경쟁률이 높은 이유는 상위권 대학에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대학들이나 지방대학들은 학생 모집이 힘들어 정원 미달인 경우가 많다. 인구 통계에 따르면 10년 뒤면 초등학생 수가 약 54%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로 매년 2-4만명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4년생 출생아 인구수는 약 24만명에 불과하다. 학생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 학생들을 모집하려고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 출신교가 일반 공립학교냐, 사립학교냐, 대안학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수 학생을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대안학교 출신 중에서 우수학생들이 많이 있고, 일반학교 졸업생보다 학생주도성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아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고 성적 향상이 많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학 입장에서는 대안학교 출신자에 대하여 긍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대학생들 중 반수생이나 재수생이 늘어나고 있다. 왜냐하면 학생수 감소에 따라 동일 성적이라도 다음 해 대학 수시 전형에 응시하면 현재 재학하고 있는 대학보다 좋은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적에 맞추어 일단 대학에 진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거나 진로 전망이 좋지 않은 경우, 휴학하거나 재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은 일반학교 출신 학생들보다 진로탐색 활동이 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진로 적성 문제를 이유로 재수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일반적으로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 중 일부 학생들은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다양한 사회 생활을 하고 나서 나중에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경우 대학 진학 후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뛰어난 경우가 많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뤼튼이나 겟GPT 등을 활용하여 이미 일반학교의 경우, 생기부 작성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생기부 작성에 활용한다. 그러다보니 입학사정관 입장에서는 학생 선발시 기존 생기부 중심 전형을 통해 우수 학생을 변별하기가 쉽지 않다. 기독대안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교육과정 자율성이 극대화되어 있기에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려서 생기부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교과 활동, 비교과 활동, 학교 특색 활동을 잘 기록하면 좋다. 당장 생기부를 대학에서 입시 전형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학생 선발 과정에서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교육활동에 대한 포트폴리오 작성을 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독대안학교에서 대학에 입시 참고 자료로서 생기부를 제출하면 좋다. 그런데 생기부 내용이 부실하면 참고 자료로도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입시제도도 바뀌는 상황에서 매년 바뀌는 입시 제도에 맞추어 일희일비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보다 학교 교육철학과 교육 본질 차원에서 입시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기독대안학교에서 고교 학점제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작은 기독대안학교에서 고교 학점제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향들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철학에 관련이 깊은 과목, 학교특색과목, 기독교세계관 관련 과목들, 기초 교과 과목들은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고, 필수 과목은 기존 수업 방식 내지 해당 과목에 성격에 맞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좋다. 국제바칼로레아(IB)의 경우, 기초교과 과목들과 지식론, 소논문, 사회봉사활동의 3개 특색과목은 필수과목으로 운영한다.
둘째, 사회탐구, 과학탐구, 음미체, 생활교양 분야의 경우, 기존보다 해당 선택과목들을 늘이면 좋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선택과목들을 개설하면 학습 효율성,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기에 무리하게 선택과목 수를 늘일 필요는 없다. 작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을 우선적으로 개설한다. 선택이 적은 소인수 과목의 경우, 일정한 학습수준을 가지고 자기주도성이 있는 학생들에게만 코칭 기반 수업 및 블렌드디 수업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셋째, 선택과목의 수를 제한하는 대신 학생 개설 과목을 만들어 학생 진로 중심 교육과정, 학생 주도형 교육과정 및 수업 설계, 프로젝트 기반 수업으로 운영하면 좋다. 작은 학교일수록 충남삼성고처럼 과정 중심 고교 학점제를 운영하기 쉽지 않다. 학생 개개인들의 관심과 필요에 맞는 개별화 교육으로 접근하여 학생이 주도적으로 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학생 개인의 취미생활과 관련한 과목을 개설하여 동아리 활동과 유사하게 운영될 수 있다. 그러기에 진로 및 교양과 관련한 과목으로 과목 개설의 기준을 설정하면 좋다. 과정 중심 학점제보다 개인별 학점제 운영 방식이 더 의미가 있다. 일반학교는 개인별 학점제 운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생개설 과목은 차별성있는 기독대안학교 학점제 방식이 될 수 있다. 학생 개설 과목 뿐 아니라 교사 개설 과목도 개설하여 교사주도성도 발휘할 수 있으면 좋다.
넷째, 고교 학점제 속에서 학생들이 과목을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진로학업설계 지도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우학교의 멘토교사제, 별무리학교의 어드바이저제, 강원고의 진로동아리학급제 등은 진로학업설계 지도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에듀코칭을 접목하여 담임 교사 중심으로 학습코칭, 진로진학코칭, 자기관리코칭 활동이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면 좋다. 높은뜻씨앗학교의 경우, ‘높은뜻코칭’을 과목화하여 운영하였다.





다섯째, 학교 안 미니학교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대학 진학(문과, 이과, 예체능 계열), 해외대학 진학, 창업창직 및 사회진출 등으로 진로 경로에 맞는 교육과정 모델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각 교육과정 운영 모델별로 학교 안 미니학교 형태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여섯째, 학교철학과 특성에 맞는 방향성을 구체화하여 해당 방향과 다른 학생들을 위한 학교차원의 배려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예컨대, 우리 학교는 IT 및 인공지능 분야나 고전 인문 분야, 문화예술 분야, 프로젝트 기반 교육 분야 등으로 학교특색화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맞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학교 특색 방향과 다른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에게는 자기 진로에 맞는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당 학생이 학교 밖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배려할 수 있다.
일곱째, 기독대안학교들끼리 연대하여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좋다. 주기형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 특정한 시간대를 맞추어 블렌디드 방식으로 과목을 개설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 교육과정 지원센터(플랫폼)와 인력, 예산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기독대안학교 진영에서는 힘들 수 있다. 그렇다면 집중형 교육과정 운영방식으로 과학캠프, 인턴십 프로그램 등 특정 시간에 집중적으로 모여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IB를 벤치마킹하여 KCB(한국형 기독바칼로레아)를 만들면 좋을 것이다. KCBO(한국형 기독바칼로레아)에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면서 공동 교육과정 지원센터 역할 뿐 아니라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관리가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신뢰성을 높여서 대학 입시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 것이다. 개별 대안학교와 대학교가 입시 문제로 연결되기 힘들기 때문에 공신력있는 KCBO와 국내 기독대학들과 협약을 맺어 KCB 점수로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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