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수업디자인 모임, 어떻게?

수업디자인이란?

수업디자인이란 수업을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구현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단순히 수업을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수업의 목표, 내용, 학습 활동, 평가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조화롭게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업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내용을 다룰지, 어떻게 학습 활동을 구성할지, 평가를 어떻게 할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들을 서로 연관시켜 수업의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디자인이란 수업 대상인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교육과정 전반을 살펴보고 수업목표와 성취기준에 따라 핵심질문을 정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교재를 접근하고, 학생 참여 활동과 수업모형 및 기법을 기획하고 그에 맞는 수업지도안을 작성하고 학생용 학습지를 제작하고, 학습도구 등을 준비하고, 평가 및 피드백을 준비하는 것 등이다.

수업디자인 방식은 개념과 원리를 제시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연역적 수업디자인과 귀납적 수업디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연역적인 수업디자인은 개념과 원리를 먼저 제시한 다음, 그 사례나 이유를 들어 설명하거나 활동을 통해 익히고 이를 복습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귀납적인 수업디자인은 질문하고 탐구하고 일반화를 통해 개념과 원리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심화 내지 적용할 수 있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연역적인 수업디자인은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특정 기술과 기능을 익히는데 효과적인 수업디자인 방식이다. 기존 수업 디자인 방식은 대개 연역적인 수업디자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짧은 시간 안에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객관식 선다형 평가로 마무리하면 좋다. 수업 시간이 지나갈수록 학생 배움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 용두사미형으로 흐를 수 있고,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귀납적인 수업디자인은 학생 주도성을 강조하고, 깊이있는 학습을 추구할 수 있다. 수업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중요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 실험실습 수업, 프로젝트 수업, 문제해결 수업 등이 여기에 해당한 수업디자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업시간이 블록타임제 형태로 운영하면 좋고, 교사의 수업 기획력과 운영 능력이 필요하고,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개념기반 탐구학습은 연역적 수업디자인과 귀납적 수업디자인을 변증법적으로 결합한 형태의 수업디자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연역적인 수업디자인 방식의 과정]

학습목표 제시

⇒

개념과 원리 제시

⇒

설명

⇒

활동과 익힘

⇒

요약 및 복습

[귀납적인 수업디자인 방식의 과정]

학습주제 제시

⇒

질문

⇒

탐구 활동

⇒

일반화

⇒

개념 및 원리 도출

⇒

심화 내지 적용 (전이)

 

수업디자인 방식은 수업관에 따라 과학적 수업디자인과 예술적 수업디자인, 그리고 기예적 수업디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존 수업디자인은 과학적 수업디자인에 해당한다. 즉, 수업을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각 요소와 단계들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연결하여 운영한다. 예술적 수업디자인은 통합적이고 직관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발도로프 수업, 교육연극 수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과학적 수업디자인 방식과 예술적 수업디자인 방식을 변증법적으로 결합한 것이 기예적인 수업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디자인 방식은 구조화 정도에 따라 비구조화된 수업디자인, 구조화된 수업, 자율적인 수업디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구조화된 수업디자인은 수업자가 핵심 아이디어와 기본 개념만을 사전 준비하고 즉흥적으로 수업하거나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화된 수업디자인은 기존 수업모형에 따라 충실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세밀한 진행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학생 개인별 역할이 세분화되어 있다. 사전 계획한 운영시간에 맞추어 수업 진행 단계에 따라 꼼꼼하게 진행되는 수업이다. 자율적인 수업디자인은 기존 수업모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 목표에 따라 다양한 수업모형을 복합적으로 결합하거나 다양한 수업기술 등을 유연하게 수업에서 활용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를 위해 수업기법을 체계화한 것이 수업모형이다. 수업모형을 실제 수업 상황에 맞게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변형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자율적 수업디자인이다. 구조화된 수업디자인은 기성복에 비유할 수 있다면, 자율적인 수업디자인은 맞춤복에 비유할 수 있다.

자율적 수업디자인 개념도

 

수업디자인 방식은 교사와 학생 주도성 정도에 따라 직접적 교수전략, 간접적 교수전략, 참여적 교수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적인 교수전략은 교사 중심, 지식 중심으로 진행된다. 간접적인 교수전략은 학생 중심, 흥미 중심으로 진행된다. 참여적 교수전략은 교사의 기획과 학생 주도적 학습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수업디자인 방식들 중 질문 기반 수업디자인 방식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질문 기반 수업디자인 방식의 과정]

학생 이해

⇒

교육과정 이해

⇒

핵심질문

⇒

교육과정 재구성

⇒

학습구조 디자인

⇒

수업실행 및 피드백

핵심질문이란 수업목표와 관련한 질문이다. 수업시간에 꼭 가르쳐야 할 내용을 질문형태로 만는 것이다. 핵심질문이 추상적인 질문이면 학습주제와의 차별성이 적어져서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핵심질문은 구체적인 질문으로 만들고, 출발질문-전개질문-도착질문을 아우를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 배움 입장에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질문이면 더욱 좋다. 교사의 수업 주안점이 핵심질문에 반영되면 좋다. 핵심질문이 만들어지면 해당 핵심질문에 도달할 수 있는 세부 질문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구분	기능	내용 및 사례
학습주제	학습단원 및 주제	해류(海流)
핵심질문	학습목표 및 수업주안점	“만약 바닷물이 호수처럼 고여있다면 어떻게 될까?”
출발질문	흥미유발 학생참여 유도	“인천 앞바다에 병 편지를 던졌다면 1년 뒤 어디에서 발견될 수 있을까?” “1980년대 후반 호주 해상에서 화물선이 좌초되었는데, 그 결과 화물칸에 있던 고무오리(러버덕)이 유출되는 해상 사고가 발생했다. 6개월 뒤 고무오리들은 주로 어디에서 발견되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전개질문	지식 이해	“해류란 무엇인가?” “해류의 특징은 무엇인가?” “해류의 종류는 무엇인가?”
도착질문	심화 및 적용 전이하기	“한국에서 미국으로 배로 이동할 때 가장 빠른 바닷길은 무엇인가? 반대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바닷길은?”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

기본적으로 수업디자인은 교사 개인 차원에서 진행된다. 그런데 수업자의 일상 수업루틴이 일단 형성되면 여기에 잘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공동 수업디자인은 수업자가 수업디자인 초안을 만들고, 이를 동료 교사들이 상호피드백 활동을 통해 함께 수업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 개인의 수업루틴에서 벗어나 집단지성의 힘을 수업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은 서울 한울중에서 시작해서 혁신학교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수업공동체 유형이다.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은 핵심 질문 중심 모임, 학습지 중심 모임, 수업지도안 초안 중심 모임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핵심 질문 중심 모임은 학습목표와 관련한 핵심질문, 흥미유발을 위한 출발질문, 지식 이해를 위한 전개 질문, 심화 및 적용을 위한 도착질문으로 구성하여 피드백하는 모임이다.

학습지 중심 모임은 학생용 활동지를 중심으로 피드백하는 모임이다. 학습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면 별도의 수업지도안을 만들지 않아도 이야기할 수 있고, 학습지를 통해서 수업 전반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부담이 가장 적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초기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은 학습지 중심 모임 형태로 진행되었다.

수업지도안 초안 중심 모임은 수업지도안 완성본이 아니라 1-2쪽 짜리 초안을 중심으로 상호 피드백하는 것이다. 대개 공개수업용 수업지도안은 5쪽 이상 진술된다. 정식적인 수업지도안 내용은 수업 목표, 성취기준, 수업과정안, 수업평가 계획, 학생용 활동지, 교사용 ppt 뿐 아니라 교과 목표, 교육과정 재구성 방식, 수업모형의 이론적 배경, 학생 좌석표, 학생들의 특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정식적인 수업지도안 준비는 수업자 입장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업지도안 정식 완성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피드백을 하면 수업자는 이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완성도가 높은 정식 수업지도안을 수정 보완하려면 수업자가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하고, 수업자의 의도가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수업디자인 질문 사례와 의미

수업나눔에서 사용하는 질문 사례들과 그 의미를 살펴보자.

 

∙ “선생님, 이번 수업의 목표와 주안점은 무엇입니까?”

수업자의 수업 목표와 주안점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마다 동일 단원도 다르게 해석하고 강조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수업자의 의도와 강조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 “선생님이 작성한 수업지도안 초안에 대하여 설명해 주세요.”

수업자가 작성한 수업지도안 초안 설명을 통해 전반적인 수업 진행과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 “오늘 수업지도안 내용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초안 설명을 통해 추가로 궁금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면 좋다.

 

∙ “선생님, 다른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다른 교사들이 세부적으로 피드백하기 전에 수업자가 먼저 원하는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왜냐하면 수업자의 요구에 맞추어 이야기를 하면 수업자가 해당 피드백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개 다른 교사의 피드백 내용과 수업자의 의도가 다른 경우, 수업자의 의도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 “선생님이 작성한 수업지도안 초안이나 학생용 활동지(학습지)을 토대로 자유롭게 피드백을 해주세요.”

다른 교사들이 수업자의 지도안 초안과 학생용 활동지에 대하여 자유롭게 피드백하는 것이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접근이 아니라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진행하면 좋다.

 

∙ “오늘 공동 수업디자인 활동을 통해 느낀 점, 배운 점, 보완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메타인지 활동을 통해 공동 수업디자인 활동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이 좋다.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을 통해 느낀 점, 배운 점, 보완할 점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다음의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을 좀 더 풍성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