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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학교 교육과정 운영 사례를 통해 바라본 학교 자치의 의미와 과제

by 김현섭 2022. 12. 2.

1. 학교자치와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 학교자치의 의미

학교자치라는 용어는 1995531 교육개혁안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초중등교육법(31-34)에 따라 단위학교의 자치를 위해 생겨난 법정기구이며, 교원, 학부모, 지역 인사 등이 함께 참여하여 학교 정책 결정에 민주성과 자주성을 실행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이다. 중앙집권형 행정체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지방분권형 행정체제를 강조한 지방자치가 강조되었고, 지방자치 맥락에서 교육자치가 강조되었다. 교육자치 맥락과 혁신교육 차원에서 학교자치 개념도 발전하게 되었다.

학교자치학교공동체의 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이 교육의 자주성에 근거하여 교육자치의 한 단위인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에 자율성을 가지고 책임과 규제를 바탕으로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단위학교를 운영하여, 학교의 특성에 맞는 교육력을 향상하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홍섭근, 2021) , 학교장이나 소수 사람들이 학교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결정하고 학교 운영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학교자치의 특징으로 자율, 책임, 분권, 민주주의, 참여, 자발성 등이 있다.

학교자치 안에 교사자치, 학생자치, 학부모자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학교자치는 교육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개념이지만, 여기에 책무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집단이기주의로 변질할 수 있다. 예컨대, 현장체험활동 장소를 정할 때, 교사들이 학생의 배움 차원에서 의미있는 공간을 선정하지 않고,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충분한 숙고 과정 없이 교사 편의주의 차원에서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형식적인 민주주의 과정에 따라 의사결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진정한 학교자치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되, 교육 목적과 현장체험 활동의 원래 취지에 맞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학교자치는 ○○으로부터 자치가 아니라 교육적 가치를 위한 자치라고 볼 수 있다.

 

 

.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교육과정 디자인이란 기존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거나 새롭게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육과정 개발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원래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이다. 디자인은 우리말로 계획, 구상, 설계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교육학에서 말하는 디자인은 교육 디자인이다. 교육 디자인의 목표는 학습자가 새로운 가치와 지식을 구성하고 이로 인해 학습자 개인과 학습자 집단의 바람직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교육 디자인은 교육 내부에 존재하는 까다로운 문제 해결에 초점이 있고, 그 과정에서 협업이나 참여를 요구한다. 교육 디자인은 교수 자료, 학교 공간 등을 시각적, 물리적으로 디자인하는 개념이 포함된다(김동일, 2015).

교육과정 재구성이란 기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습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시기·지역·학교·학습자 수준 등의 교육여건을 고려하여 재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학습자의 입장에서도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 국가 교육과정을 교사가 학교와 교실에서 수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배움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구성하여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 ‘교사 자신 만의 교육과정을 구성해가는 모든 과정이다.(성열관·이민정, 2009) 교육과정 재구성의 유형은 교과 내 교육과정 재구성, 교과 간 교육과정 재구성, 교과와 비교과간 교육과정 재구성, 지도 시기 중심 교육과정 재구성 등이 있다.(윤성한, 2019)

교육과정 개발(curriculum development)이란 교육목적과 교육내용의 체계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교육방법, 교육평가, 교육운영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담긴 문서를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김대현, 김석우, 1996).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의 계획과 설계, 그리고 그러한 계획과 설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말한다(소경희, 2000). 교육과정 개발은 특정한 교육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중앙집권형 교육 제도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 개발은 주로 국가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자치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역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성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지역 교육과정 개발, 학교 교육과정 개발, 교사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이란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창출하는 것이다. , 국가 교육과정을 교사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는 수준을 넘어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김현섭 외, 2019).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은 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재구성과 학교 교과목(학교장 개설 과목) 개발을 포함한다. 현행 2015 교육과정 체제에서도 학교 교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그나마 전북교육청에서 초등학교에 국한하여 학교 교과목 개발을 지원하는 정도이다. 조만간 도입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교장 개설 과목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 주요 의사 결정 사안은 학교철학, 교육과정, 학생 생활교육, 예산, 인사 문제 등이다. 이중에서도 학교자치의 핵심은 학교 교육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을 디자인을 할 때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 인사 등이 참여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더욱 풍성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 학교자치 관점에서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 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개발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

 

2.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모델

 

.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단계

 

일반적인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단계를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김현섭·장슬기, 2019; 박승열 외, 2018)

 

1) 기존 학교 문화 성찰하기

학교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기존 학교 문화나 운영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SWOT 분석을 통해 학교의 장점과 단점, 외부의 기회와 위협을 정리하면 좋다. 학교 문화나 운영에 대한 성찰을 통해 우리 학교가 덜어내기와 더하기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리한다. 그리고 우리 학교 학생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학생들의 요구에 대하여 우리 학교가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요구 등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학교 철학과 비전 세우기

학교장의 철학이 바로 학교 철학은 아닐 수 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학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철학은 학교 구성원들의 생각을 모아서 정리되어야 하고, 세워진 학교 철학이라도 수시로 점검하고,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 학교 철학이 세워지면 이를 토대로 중장기 발전 계획 및 방향을 만들고, 그에 맞는 비전 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3) 핵심 가치 선정

학교 철학과 비전에 따라 핵심 가치를 세워나가야 한다. 핵심 가치로 선정된 내용은 추후 교육과정의 내용 중 중핵교육과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핵심 가치가 교과 교육과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매우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핵심가치로 어떤 내용을 선정할 것인지는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 공동체, 자연 환경 등을 고려하여 선정할 필요가 있다. (: 소통, 공감, 상생, 존중, 협력, 생태 감수성, 자기 관리, 통합, )

 

4) 핵심 역량 선정

2015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6대 핵심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중에서 의사소통역량 대신 협력적 소통 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실현 가능한 핵심 역량을 선택하여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많은 역량을 제시하는 것보다 학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 3-4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핵심 역량을 선택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자체적으로 다른 핵심 역량을 찾아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량이라는 정의부터 내용 평가까지 고려한 면밀한 계획이 필요하고 특히 단위학교에서 학년별 연계 및 교과별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

 

5) 구현 중점 선정(중핵교육과정, learning core)

학교 차원에서 핵심 가치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정하여 차별화 전략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다. 가급적 구체적이고, 기억하기 좋은 프로그램을 구현 중점 사항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 잘하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말과 동의어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가 가지고 있는 역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 1110권 독서 운동, 11기 교육, 3무 운동, 학생 자치 법정, 환경 생태, 공유 경제, 인권, 사회문화 등) 중핵 교육과정은 교과교육과정, 비교과 교육과정(창체), 학급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 방과후 교육과정 등을 아우르는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6) 세부 내용 및 실천 과제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세부 내용과 실천 과제를 정하는 것이다. 선정된 구현 중점 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교과 교육과정, 보조 교육과정(자유학기(), 진로탐색 및 진로체험, 학교 체험학습, 학년 체험학습, 교과 체험학습, 주제탐구학습 등) 등을 포함한 종합적 교육과정을 중핵교육과정(가치와 역량)의 맥락에 맞게 배치하고 내용을 선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7) 시간 운영 계획(타임라인)

월별, 날짜별로 학교 교육과정과 행사 등을 시간 운영 계획표로 정리하는 것이다. 특정 시기에 교육 활동과 행사가 몰리지 않고 조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8) 교과별 시간 배당 및 편성 방안

교과별 시간을 배당하고 편성을 하는 것이다. 각 교과별 수업 시간, 창체 등 다양한 수업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편성하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특정 교과가 이익이나 손해를 보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때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과목을 개설하거나 자기주도형 교육과정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교과 교육과정은 교과 내 재구성을 넘어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의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단일교과를 재구성하는 논의는 해당 교과별 협의를 통하여 진행할 수 있다. 주제나 가치 중심의 내용을 중심으로 특정 교과와 다른 교과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과정을 만들 필요를 느낄 때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 학점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교육과정 편제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초교과의 기초심화형 과목 문제, 사회탐구, 자연탐구, 생활교양 영역의 다양화 문제, 과목의 학기제 운영, 3 교육과정 등이 학교 특성에 맞추어 반영되어야 하고, 학생 맞춤형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9) 학교 교육과정 운영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실제로 교육 활동을 운영하는 것이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 과정에 있어서 탄력적인 운영과 수시 보완이 이루어지면 좋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실 수업 활동(classing)’에서 학교 교육 활동(schooling)’으로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의 독특성을 유지하면서 지역을 교육공동체로 엮어내기 위해서는 교사가 교수-학습 전문가를 넘어 학교의 가치를 다듬는 철학자의 역할, 중핵 교육과정, 교과 교육과정, 특성화 교육과정 등을 융·통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교육과정 디자이너 역할, 교육과정에 맞는 온오프라인 교육 공간의 조성을 할 수 있는 공간 디자이너 역할,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습코치, 진로진학코치의 역할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를 중심으로 입체적인 지원을 하는 새로운 지원 체제가 필요하다.

 

10) 평가 및 피드백

1분기, 1학기, 1년 등 정기적으로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하여 평가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평가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고, 인근 학교 구성원, 장학사 등의 외부 평가진을 통해 평가받을 수 있다. 이때 외부 전문 컨설팅 기관에 의뢰하여 컨설팅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 학교 교과목(학교장 개설 과목) 개발 단계

김세영과 이윤미(2020)는 학교교과목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6단계를 제시하였다. 이동성(2021)은 좀 더 세부화하여 8단계를 제시하였다. 본격적인 학교교과목 개발에 앞서 이루어지는 사전작업과 학교교과목 실행과 실행 이후 이루어지는 후속작업을 포함하여 학교교과목 개발 및 실행의 단계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합하여 학교교과목 개개발 단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핵심 질문 기반으로 학교 교과목을 다음과 같이 개발할 수 있다.(김현섭 외, 2021) 핵심질문이란 학습목표를 질문으로 표현한 것으로 교과목 개발의 방향을 제시한다.

 

3. 학교 자치 관점에서 바라본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사례

 

. 은빛초등학교 이야기

2011년에 개교한 학교로서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34학급 규모의 초등학교이다. 개교 당시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3기까지 이어지고 있고, 2019년에는 혁신미래자치학교를 시작했고, 학부모교육참여 우수학교로 시상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콘텐츠 활용 선도학교, 서울형 메이커스페이스 거점센터로 지정받았다.

은빛초등학교의 학교상과 중점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은빛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은 민주적 자치 공동체, 창의적 교육과정, 배움중심 수업, 평화로운 학교의 4대 영역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중에서 창의적 교육과정으로 삶 속에서 배우는 학년별 통합 교육과정, 지속가능한 생태환경교육,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깊게 배우기, 지성·감성·인성을 깨우는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은빛초 교육과정 운영상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층적 회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체 교직원의 의견을 촘촘하게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토론하고 함께 결정하는 교사 다모임 운영으로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다층적 회의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운영되고 있다.

둘째,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교 재구조화하였다는 것이다. 일단 담임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지원팀을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학급 수 감축에 맞춰 20195개 교육지원팀을 20204(학생생활팀, 수업혁신팀, 교육과정팀, 정보체험팀)로 재편하였다. 2년 순환 보직제 운영으로 업무 분담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하였다. 주당 12시간 교과전담 수업을 담당하여 업무의 집중도를 높였다. 교육지원팀의 역할을 사업의 주체에서 학년교육과정 운영 지원으로 전환하였다.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실과 협력을 통한 업무 분담, 권한 이임 확대, 결재 간소화 등 지속적으로 학교 내 업무 총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셋째, 교육과정 계획-실행-평가-기록의 체계화를 추구하였다는 것이다.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를 위해 계획 수립 단계부터 여러 단계의 협의 과정을 거쳐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계획 수립을 하고자 하였다. 함께 참여하는 학년·부서별·전체 교육과정 평가회를 밀도 있게 실시하고, 다음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부모 대상 교육과정 설명회를 상반기, 하반기 2회 실시하여 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와 공감대를 높였다. 교육과정 운영 결과를 기록·정리하여 새학년 교육과정 계획 수립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하여 학년군별 특색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년군별 특색 교육과정은 1,2학년은 발도로프 교육과정, 3,4학년은 마을결합 교육과정, 5, 6학년은 프로젝트 학습으로 진행하였다.

학년 1,2학년 3,4학년 5,6학년
내용 발도로프 적용 교육과정 마을결합교육과정 프로젝트 학습

계절별로 4학기로 구분하여 주제중심 교과 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였다.

 

학생의 문화예술 감수성을 기르는 문예체 교육도 학년별로 특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학년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영역 흙놀이 창의음악 수공예 목공 연극 뮤지컬

 

다섯째, 학생자치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다층적 다모임을 통해 공동체를 잘 만들어가기 위해 학교생활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고, 여러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치역량을 기르고 있다.

 

여섯째,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급 간담회를 통해 학급 대의원 2명씩 선정하고 그 역할을 강화하여 전체 학부모가 함께 하는 학부모회를 지향하였다. 학부모회 대의체계를 구축하고, 매월 학부모 임원 월례회의, 4학기별 학부모 대의원 회의, 학부모 간담회를 통해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였다. 교육과정 설명회와 학부모 총회를 분리하여 학부모회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학부모회를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학부모연수 운영,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학부모 동아리 운영 등 학부모의 학교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은빛 학부모회 회의 체계는 다음과 같다.

학교 주변 기관 및 단체와의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마을결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옥역사박물관, 사비나미술관, 물푸레공동체, 은평마을방과후 지원센터, 은평두드림도서관, 향림도시농업센터 등이 함께 하고 있다.

 

학교자치 관점에서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살펴보면 교사들이 다층적 회의 시스템을 통해 교육과정 디자인 및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 교육활동 평가시 설문조사 문항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학부모회 대의원들과 학년부장이 월 1회 정례적으로 모여서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하여 협의하고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부모회와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는 학교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학생들의 의견도 다양한 통로를 통해 수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자치가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잘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마을결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마을강사(마을교육활동가)와의 협업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학년수업공개회에서 동학년 교사들이 수업참관 활동시 마을강사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운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학교자치 관점에서 교육과정 운영이 잘 이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차원에서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교 재구조화하고 교사의 행정 업무 비중을 적극적으로 줄여주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혁신학교로 운영되면서 이제 학교자치 문화가 정착되었기에 교사가 바뀌더라도 좋은 학교문화가 이어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 차원에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학교특색과목 개설 등 교육과정 개발까지 발전하고 있지 않다. 추후 은빛초등학교만의 학교특색과목을 직접 개설하여 운영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면 좋을 것이다.

 

. 창덕여자중학교 이야기

 

창덕여중은 1941년에 개교한 역사가 깊은 학교로서 12학급 규모의 도심에 위치한 학교이다. 교과교실제 운영학교로서 일부 수업 시간을 블록타임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시설 차원에서 에듀테크 환경이 잘 갖추어 있어서 디지털 기반 교육활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2015년부터 4년동안 서울시교육청 지정 서울미래학교 연구학교로 운영하였고, 2019년 이후 혁신미래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 비전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행복한 학교이고, 공감, 도전, 협력, 건강, 즐거움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교육방향으로 의미있는 성장, 실천적 나눔, 자발적인 배움,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를 지향한다.

 

창덕여중의 교육과정은 특색이 있는 학년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1학년]

기초, 적응, 융합 중심의 단계형 자유학년제

개별 맞춤형 지원 및 학습 역량 신장을 위한 기본학력 책임지도

신뢰를 형성하고 적응을 지원하는 신입생 맞이 행사

소통과 신뢰의 학부모 기초와 적응 프로그램

 

[2학년부]

마음과 정신을 함께 돌보는 2학년 공동체 전인적 생활교육

문화예술체육 그리고 감성이 있는 인성교육

행복한 나와 우리를 위한 학교폭력 예방 및 학생 생활교육

미래의 꿈을 가꾸는 창덕 플래너

친구와 함께 성장하는 또래학습

 

[3학년]

학생의 성장을 돕는 내실 있는 진학지도 활성화

새로운 출발을 위한 학년말 교육프로그램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

실질적 지원으로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교육복지프로그램

 

교과교육과정도 최대한 특색을 살려서 다음과 같이 운영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읽고 쓰는 초연결시대 독서와 글쓰기

생활 속 독서문화를 만드는 창덕책방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체험탐구활동 중심 수학교육

생태 체험활동에 기반을 둔 즐거운 과학교육

체인지메이커 양성을 위한 시민교육

평생건강의 기반을 다지는 창덕건강마일리지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내 체육 행사

원어민과 함께 하는 영어수업

AI 기반 삶과 앎이 조화를 이루는 기술, 가정 교육

소통과 협업 능력을 신장시키는 짝토론

교육과정과 연계한 성()교육

모두의 배움이 살아나는 특수교육

 

창덕여중이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획·실행·평가·환류가 순환하는 학교자율운영시스템

제안·토론·결정·반영·성찰의 의사결정 시스템

실천가이자 연구자로서의 교사, 미래학교 ART Project

현장 연구와 실천을 위한 창덕 학습공동체

상상과 소통의 공간, 미래학교 Talk Concert

미래교실에서 자라는 창의융합형 인재

미래역량을 강화하는 교과융합의 날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한 교직원 연수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

미래학교 홍보 및 성과 확산

 

학교자치 관점에서 의미있는 부분은 학교자율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제안·토론·결정·반영·성찰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년도 평가자료, 중장기 발전계획, 교육청 주요업무 계획, 학교 구성원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교과학년부서별 협의를 통해 학교교육계획을 수립한다.

학교교육활동 실행 중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논의한다.

학생회가 주관하여 학교축제인 수선제를 운영한다. 학부모회의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다양한 형태로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한다. 학부모 동아리 활동이 운영되고 있고, 학부모 아카데미도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창덕여중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서 주목되는 것은 짝토론의 이해와 실제라는 학교장 개설 과목이 있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자율활동으로 시작하여 2016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받아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1, 3학년 4학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1학기와 2학기에 각각 다른 주제로 한 학기당 교사 4인이 팀을 이루어 진행하는 교육과정이다.

1학년의 경우, 특정 과목의 콘텐츠가 아니라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며 함께 성장하는 하브루타식 교육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짝토론과목명 자체가 하브루타에서 영향을 받아 명명한 것이다. 짝토론은 지식을 얻는 공부가 아니라 지식을 얻는 방법을 익히는데 초점을 둔다. 특정 교사가 전담하는 과목이 아니라 희망 교사를 중시므로 41팀으로 구성하여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한다. 그래서 여러 교과 교사가 교과융합 수업 형태로 짝토론 수업을 운영한다. 해마다 참여 교사들이 협의하여 주제와 운영 방식을 선정하여 운영한다. 20211학년 1학기의 경우, 하브루타 토론과 정동길 역사 유적지에서 탐구 질문 만들기로 운영하였다.

 

2020학년도 1학년 2학기에서는 전문가 연계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학생들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를 연계하여 깊이있는 프로젝트 수업 형태로 진행하였다.

3학년의 경우, 2020학년도는 1학기는 생태환경, 2학기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운영하였다. 2021학년도 3학년 1학기는 2020년 미디어 리터러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으로 운영하였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짝토론 산출물 대회를 개최했는데, 학생들의 수준이 매우 높아서 놀랐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배움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창덕여중의 짝토론 수업 운영 경험과 관련하여 학교 교과목(학교장 개설과목) 개발 시 다른 학교에서도 참고할만한 시사점들이 있다.

첫째, 희망교사들을 중심으로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실제 수업도 자기가 담당한 부분을 중심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것보다 저자 직강 수업이 만족도가 높은 것처럼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수업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교과명을 정하는데 있어서 콘텐츠 주제 자체가 아니라 활동명에 초점을 맞추어 정했기에 인정 교과서가 없어도 교육과정을 승인받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행 체제에서는 학교 교과목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지만 인정교과서를 만들어서 수업을 해야 한다. 인정교과서를 학교 차원에서 개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현실적으로 학교 교과목 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활동명에 초점을 맞추어 학교 교과목을 개발하면 인정 교과서가 없어도 개설 및 운영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지역사회(서울)의 이해라는 과목을 개설하려면 인정교과서가 필요하지만,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라는 과목을 개설하면 인정교과서가 없어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활동명으로 과목명을 정하면 콘텐츠를 유연하게 선정할 수 있다. 예컨대, 짝토론 과목에서 올해 미디어 리터러시를 운영했다면 내년에는 교사들의 협의과정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로 바꾸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학교 교과목 개발시 교과 융합 수업 형태로 접근하면 좋다는 것이다. 예컨대, ‘인공지능의 이해와 활용이라는 과목을 개설한다면 정보교사가 아닌 다른 교과 교사가 담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짝토론의 경우, 교과 융합적 접근이 가능한 과목이기에 자기 담당 교과와 상관없이 희망교사들을 중심으로 학교 교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 공립학교의 경우, 정기적으로 교사들이 교체되는데 교과융합 수업으로 진행되면 담당 교사들이 대폭 바뀌어도 일관성있게 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학교자치 관점에서 아쉬운 점은 창덕여중이 교사자치 분야는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고, 다른 학교에 비해 학생자치활동과 학부모자치 활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과정 계획 및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추후 학교 교육과정 위원회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직접 참여하여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원하는 과목을 직접 개설하여 운영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4.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실천 사례를 통해 바라본 정책적 제언

 

학교자치 관점에서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과정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 교육과정 개발 모델은 하향식 접근 방식인 합리적인 교육과정 개발모델보다는 상향식 접근 방식인 숙의적 교육과정 개발 모델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교육목표 내용 방법 평가 순서로 접근하는 것도 좋지만 교육과정 개발자들의 강령과 철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교육과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개발한 사람이 직접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업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창덕여중의 짝토론 사례처럼 희망교사들이 직접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직접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수업 시수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모델을 점진적이고 구조화된 모델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부 혁신학교들이 중심이 되어 교육과정 재구성이 활발하게 잘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과목 개발 등 학교 교육과정 개발의 일반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혁신학교 교육과정 재구성과 개발 사례를 통하여 다른 일반 학교들까지 확산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학교 구성원의 특성과 요구, 학교 규모와 지역사회의 특징 등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도 1년차, 2년차, 3년차 등 적용 연차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 운영 방식과 수준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이 낮은 수준(창체나 학교행사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적용하기)부터 시작하겠지만, 점차 높은 수준(교육과정 재구성, 학교 특색 과목 개발)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 재구성도 처음에는 피드백이 없는 짜깁기 수준으로 시작할 수 있겠지만, 연차에 따라 피드백이 활성화되면 점차 물리적 통합 수업 방식에서 화학적 융합 수업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동 수업디자인 방식을 넘어 공동 교육과정 개발 및 실천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청 차원에서 단계별 길라잡이를 만들어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학교자율과정 길라잡이를 제작하여 학교별 상황에 맞게 다양한 유형들 중 학교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서울시교육청도 참고할 만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학생 발달 단계에 따른 학년 간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디자인을 추진해야 한다. 은빛초의 경우, 학생 발달 특성에 따라 학년군별로 특색있는 주제로 선정한 것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예컨대, 중학교의 경우, 중학교 생활을 적응해야 하는 1학년의 경우, 기초 생활 습관 형성이나 학습 코칭 등을 정하면 좋을 것이다. 사춘기적 특성이 잘 나타나기 시작하는 2학년의 경우, 인성교육이나 사회성 및 관계 교육, 생태교육 등을 정하면 좋을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3학년의 경우, 진로나 생태전환교육, 사회참여 프로젝트(체인지 메이커), 지역연계 마을공동체 교육 등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학교 교육과정만이 담을 수 있는 것이 지역 연계 교육과정이다.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디자인하여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학교 개설 과목의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 체제는 중앙집권체제에서 지방분권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교과서 정책의 경우, 국정 교과서나 국정 같은 검정 교과서를 중심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정 교과서 사용은 극소수에 그치고 있고, 자유발행제는 아직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학교장 개설 과목의 경우, 인정 교과서를 제작하여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인정 교과서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교육청의 인정 기준, 학교 교과서 개발자들의 역량과 예산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교육청의 인정 기준을 완화하여 단위 학교에서 좀 더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 정치적 중립, 왜곡 가능성 제한 등의 최소한 기준을 정해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정 교과서 심의비용만 500만원 이상이 드는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심의 비용을 교육청에서 전적으로 부담하거나 학교 교육과정 개발에 관심이 있는 학교에 심의 비용을 포함하여 학교 교육과정 개발비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장 개설 과목의 인정 교과서는 학교장만이 신청할 수 있는데, 일반 출판사나 교육 전문기관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 필요가 있다. 자유발행제 같은 인정 교과서제도를 운영하는 유연함과 지혜도 필요하다.

다섯째, 교사의 교육과정 디자인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자기 전공 과목을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기에 자기 교과의 영역을 넘어서는 지역 연계 교육과정 디자인이나 융합 수업 등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 학교의 중핵 교육과정 안에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개발이 포함되어야 교사들이 교육과정 디자인 활동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의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역량을 기르기 위한 연수와 워크숍 등이 학교 안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문적 학습공동체(교사학습공동체)이나 학년협의회에서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과정위원회에 직접 참여하거나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는 체제를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충북 C고등학교의 경우, 올해부터 학교장 개설과목으로 체인지메이커를 개설 및 운영하고 있는데, 과목 개설 단계에 있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의견 수렴하지 않고 추진했다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일어난 경우가 있었다. 개발 참여 교사들 입장에서는 힘들게 개발했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되어 당혹스러운 경험을 당한 적이 있다. 학교장 개설 과목 기획 단계부터 학생이나 학부모, 지역사회로부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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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FExe3U-513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