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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미래형 교육과정 디자인의 시작, 학교 특색 과목 만들기

by 김현섭 2021. 4. 14.

최근 미래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맞는 미래형 교육과정 디자인에 대한 연구과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기존 교육과정을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가고, 순서를 바꾸어서 학생의 배움을 증진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방식이라면 교육과정 디자인은 재구성을 포함하여 새로운 과목을 신설하여 운영하는 것을 포함한다. 지식 재구조화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을 지향한다.

최근 일부 학교들을 중심으로 고교 학점제를 통해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고교 교육과정에서 신설 과목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이제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도 과목 신설을 통해 교육과정 다양화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혁신학교 등 자율학교는 20% 정도 교육과정 자율권을 가지고 있다. 무학년제, 학점제 운영을 위해서는 중학교 단계부터 학생 교과 선택권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년제와 연계하여 주제선택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주제선택활동을 넘어 신설 과목을 만들어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개별 진로와 연계되고 성장단계 수준에 맞는 학생주도의 다양한 중학교 교과 과목 개설이 필요하다. 융합교육 확산을 위해서도 현재 중학교 고시 과목과 차별화된 프로젝트형 과목 개설이 필요하다. 

예컨대, 서울의 창덕여중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짝토론" 과목을 개설하여 현재 운영 중이다. 하브루타 토론을 기반으로 해서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수업방법을 활용하여 교사들의 집단 지성을 통해 과목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정한 교사가 담당하여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16명의 교사가 4인 1팀으로 구성하여 범교과적으로 공동 수업디자인을 하여 운영하였다. 2020년의 경우, 1학년은 독서토론과 인권, 전문가 연계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였고, 3학년은 환경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지난 3월에 개교한 경기도 군서미래국제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주관하여 공립형 미래대안학교이다. 시흥시 폐교된 군서중학교를 리모델링하여 다문화학교 행태로 시작하였다. 33개 신설과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리 시대 고전 읽기, 창의적 미디어 읽기, 영어 리딩, 기초 영어 회화, 자신감을 키우는 영어 발표, 유희 수학, 기초 수 리터러시, 빅데이터로 세상 이해하기, 수학으로 세상 이해하기, 시흥과학실험, 과학자 따라잡기, 그린 에너지, 난타연주, 난타창작, 음악치유, 세계음악여행, 중국음악, 러시아음악, 예술과 문화, 창작과 공작, 러시아 문화권 국가 이해, 러시아 사회문화 심층탐구, 중국 문화권 국가 이해, 중국 사회문화 심층탐구, 시흥 디자인, 지역교육봉사, 위기대처,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체인지메이커, 창업, 학교자치빅게임, 미래와 첨단기술, 스마트팜, 품앗이 여행 등이다.

미래형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려면 교사의 교육과정 문해력을 넘어 교육과정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이 필요하다. 교사 혼자서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일단 교사 개인의 수준과 역량을 넘어가기 힘들다. 교사의 역량이 부족하면 기존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하는 것보다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 교사의 역량이 뛰어나도 해당 교사가 그 과목을 가르치지 않게 되거나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면 후임자가 제대로 그 과목을 가르치기가 힘들게 된다. 그러므로 집단지성과 교사학습공동체 차원에서 교육과정 디자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는 충북교육청이나 전북교육청 등에서도 신설 과목 개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혁신학교들을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전국적으로도 미래형 교육과정 디자인 지원 정책과 운동이 보다 확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