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활동평가회도 과정중심평가로 ~

과정중심 평가?

과정중심 평가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이다.(임은영, 2017) 과정중심 평가는 기존 결과중심 평가 방식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 출발하였다. 암기 위주나 정답 찾기 등 결과 중심의 평가 방식에서 문제 해결 과정을 중시하는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2015 교육과정에서도 과정중심 평가를 강조하고 있고, 최근에는 성장중심 평가로 발전하여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발달단계 차원에서 문제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과정중심 평가는 학생의 평가뿐 아니라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에도 의미있는 접근법이 된다. 그런데 현재 일반학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결과 중심 평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학교 평가 시 주로 서류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평가 결과에 따라 적절한 피드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학교에서 예산 문제, 도덕적 비리, 민원 문제 발생 등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 없이 학교 평가가 마무리된다. 이제는 학교 평가에도 지속발전가능한 학교를 위한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존 과정중심 평가의 개념을 활용하여 학교 평가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과정중심 평가는 ‘학교 교육 목표에 따라 학교 운영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다."

 

학교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교육청의 평가를 넘어 학교 구성원들이 평가의 주체이자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학교의 교육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교 운영은 학교관리자만의 몫이 아니라 학교의 3주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학교자치는 자율성을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자율성에 따른 책무성을 함께 가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드러나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 운영에 있어서 1학기마다 정기적으로 1회 정도는 필수적으로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학교관리자와 부장교사 등 소수만 참여하는 평가회가 아니라 교직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평가회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는 자기 부서에서 추진하는 업무조차도 자기 업무 담당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잦은 회의로 인한 비효율성과 피로감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범위에서 전체 교직원 회의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학교 공동체 구성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실시 및 분석

기존 학교평가지표를 참고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1학기 1회 내지 적어도 1년에 1회는 필수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설문결과를 분석하여 전체 교직원회의나 학부모회의, 학생회 모임, 다모임 등을 통해서 결과 내용을 공유하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요 교육청 혁신학교 평가지표 항목 비교]

지역	평가 방법	민주적 운영	공동체 문화	교원능력개발	교육환경	지역연계	교육과정	학생자치	재정	만족도
경기	학교 자체평가 /공유와 개방/교육지원청 모니터링	◦ 혁신학교의 운영철학 및 학교 비전을 바탕으로 학교자체평가지표 개발 및 적용 - 자체평가위원회, 평가지표, 평가방법, 평가계획수립 등 학교자체평가 관련 세부사항 학교 여건에 맞춰 자율 결정 ◦ 교육공동체가 평가의 주체로서 평가의 과정에 참여하여 공동체의 협력에 기초한 학교혁신의 자생적 성장시스템 구축 ◦ 학생, 학부모, 교직원 대상(학교의 여건 반영하여 대상자선정) 학교만족도 조사 실시 ◦ 혁신학교의 운영시스템과 학교문화, 교육과정 운영, 학생의 성장 등에 관한 학교의 강점과 취약점을 전반적으로 점검하여 개선과제 도출
광주	학교 자체평가 (설문) / 평가단 평가 (서류, 현장)	민주적 자치 문화	나눔의 연구문화 (교원능력개발)		교육 활동 중심의 기반 조성	(참여와 협력의 학부모 자치 문화)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개선)	(자율과 참여의 학생자치 문화)
대전	자체평가 / 종합평가 (정성)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	참여와 소통의 교육공동체 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클러스터 중심 학교혁신문화 확산 (성장학교)	지역사회 연계교류협력활동/ 혁신학교 운영 학부모 홍보 및 연수	배움중심교육과정 운영		예산집행 결과	학생 학부모 교원
서울	학교자체평가 (보고서)/ 평가단 평가 (서면, 현장)	학교운영 혁신	공동체 문화 활성화 (학생자치‧자율활동 활성화/학부모‧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인권을 존중하는 평화로운 학교) 학교자율영역(특성 및 일반화)				교육과정 및 수업혁신	(학생자치‧자율활동 활성화)	(민주적 예산 편성 및 집행)	교사 학생 학부모
세종	학교 자체평가 / 전문가 방문평가 / 교직원 성찰 워크숍	민주적 학교 운영체제	자율과 협력의 생활 공동체	전문적 학습 공동체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 협력적 관계 유지)	창의적 교육과정	(참여와 소통을 통한 학교 자치 문화 형성)		학생 교직원 학부모
전북	자체평가 / 종합평가	민주적 학교문화	학습공동체, 교사성장			학부모, 지역사회 협치	교육 본질 (교육과정-수업-평가)	자율, 자치, 학생, 인권존중		교직원 학부모 학생

영역	문항	매우 그렇다 (5)	그렇다 (4)	보통 이다 (3)	아니다 (2)	전혀 아니다 (1)	모름 (0)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	① 함께 공유한 철학과 비전을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율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② 수평적‧민주적 협의 및 의사결정 체제가 실질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③ 업무시스템 개선을 통해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 구축	④ 학생들의 배움을 촉진하기 위해 교사 간 수업 나눔과 분석을 통한 협력적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⑤ 교사들은 전문성 향상을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학습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다.
	⑥ 교사들은 교육활동과 업무에 관해 서로를 신뢰하고 쉽게 도움을 주고받는다.
배움 중심의 교육 과정 운영	⑦ 학교 특성이 잘 반영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사의 교육과정 자율권을 존중하고 있다.
	⑧ 교육과정 재구성, 배움중심수업, 성장중심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을 돕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⑨ 지역사회와 학습자원 인프라를 구축하여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와 소통의 교육 공동체 운영	⑩ 구성원들은 도덕적 생활문화를 만들기 위해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규약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⑪ 교사, 학생, 학부모 각 주체의 자치활동이 활발하고 교육 주체간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⑫ 학생자치, 학부모자치 활동을 위해 행‧재정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ERRC 그리드(제거-감소-증가-창조) 활용하기

SWOT 분석은 학교의 상황과 위치를 분석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면, ERRC 그리드는 학교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다. 원래 ERRC 그리드는 기업 컨설팅에서 많이 활용하는 구조화된 혁신 방법 찾기 방법이다. 단순한 매트릭스와 같은 도구로 기업들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하여 제거, 감소, 증가, 창조(Eliminate-Reduce-Raise-Create)를 해야 하는 것들에 동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학교 교육 활동 평가회 시에도 도입하여 활용하면 좋다.

[제거] -시험과 평가를 통한 학습동기 유발 -형식적인 봉사 활동 -학교 업무에 있어서 무임승차자와 일벌레 등	[감소] -부실한 학급회의 -학생들의 거친 언행 -잦은 회의 등
[증가] -부서별 업무 공유 -교육과정 재구성의 정교화 -교사협의회, 학생자치회 모임 등	[창조] -교육과정 재구성 중간 점검 -공간 혁신을 통한 공간 창출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과 수업나눔 등

왜-만약-어떻게?

‘왜?’는 방향성을 모색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질문이다. ‘만약?’은 다양한 대안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질문이다. ‘어떻게?’는 해결 방안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질문이 구조적으로 결합되면 막강한 질문 도구가 된다. 학교 혁신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질문 기법이다. 학교 교육활동 평가회 시 부서나 팀별로 해당 질문 틀을 부여하고 각자 질문을 완성하여 나누고 나서 부서나 팀별로 공통의 질문 구조를 만든다. 이를 토대로 집중 토의하여 학교 전체 교직원들 앞에서 토의한 것을 나누면 매우 좋다. 질책이나 비판으로 흐르지 않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서 교육 활동 평가 시 활용하면 좋다.

▪ 왜 : 왜 학생들은 학생 자치회 활동에 대하여 관심이 적을까? ▪ 만약 : 만약 학생회실을 만들고, 학생 놀이 공간을 만든다면? 만약 학교 행사 시 학생회에서 진행하도록 한다면? ▪ 어떻게 : 어떻게 하면 학생회 임원들에게 자치 역량을 길러줄 수 있을까?

 

피드백

형식적인 학교 민주주의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피드백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1학기 학교 교육 활동 자체 평가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정리하여 보고서로 정리했는데, 이러한 내용이 실제 2학기 교육 활동 계획 수립 및 교육과정 운영 시 반영되지 않는다면 형식적 요식 행위로 전락할 것이다. 어떤 학교의 경우,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하면서 관련 예산을 통해 전체 교직원 대상 워크샵도 진행하고 보고서까지 만들었으나, 실제 다음 사업에서 교장이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자 교사들이 그 다음부터는 교직원 워크샵을 회피하기 시작했고, 자발성 대신 무력감으로 채워져서 학교 교육 활동에 대한 역동성이 떨어졌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교장도 함께 참여해야 오해가 생기지 않고,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발전도 이룰 수 있다. 물론 교장 입장에서 모든 내용을 다 반영하기 힘들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교장이 의견을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은 이유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교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사안에 대한 찬성/수용(Yes), 반대/거부(No), 유보(Wait)의 입장과 그 이유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이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는 테스트와 피드백의 결합이다. 학교 평가도 테스트로 그치지 않고 피드백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피드백 시 필요하다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여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교육청에서도 학교 평가와 컨설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