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수업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
1. 강의식 수업의 특징과 한계
강의식 설명법은 대표적인 직접적 교수전략에 해당하는 수업 방법으로 전통적인 수업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수업방법이다. 장점은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줄 수 있고, 오개념이 적고, 가장 경제적인 수업 방법이다. 단점은 학생들이 강의식 설명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초등학생의 경우, 5-10분 정도로 한계가 있고, 학생 입장에서는 수동적인 자세로 참여하기에 배움의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대개 학습 분량이 많거나 학습 내용이 어려우면 강의식 설명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지만 장시간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 학생의 배움이 잘 일어나기 힘들다.
2. 연역적 수업디자인의 특징과 한계
연역적 수업디자인 방식은 정답을 먼저 제시하고 그 정답이 왜 정답인지 그 이유를 설명하거나 활동을 통해 증명하거나 익힐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개 학습목표 제시 ⇒ 학습 동기 유발 ⇒ 기본 개념 설명 ⇒ 활동1 ⇒ 활동2 ⇒ 활동3 ⇒ 요약 및 형성평가, 정리 순서로 진행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전달하기에 효과적이고, 지식 중심 수업에 적합하지만 수업 시간 뒷부분으로 갈수록 배움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역량 중심 수업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3. 고학년 교사의 수업 부담 문제
고학년 특성상 저학년에 비해 수업 시수가 많고, 수업 내용이 많아서 수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교과서대로 이른바 ‘수업 진도 나가기’형 수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스크림에서 동영상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인디스쿨에서 학습지를 다운받아 그냥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활지도와 행정업무도 담당해야 하기에 수업 준비를 절대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4. 코로나 시대의 교사의 수업 고민
코로나 19로 인한 불가피하게 온라인 수업을 도입했지만 현실적인 시행착오의 과정이 있었다. 콘텐츠 활용형 수업과 과제수행형 수업은 활동이나 실습을 직접해 볼 수 없고, 강의식 설명법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할 수 없고, 중위권 학생의 학력 저하로 인한 성적 양극화 현상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블렌디드 수업이 진행되어도 온라인 수업의 장점과 대면 수업의 장점이 결합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방역 차원에서 접근하다보니 오히려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의 단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 상황에서 대면 수업도 방역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다보니 한줄 대형으로 앉고, 모둠 활동에 제한이 있어서 일제학습과 개별학습 형태로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담협력수업의 의미와 특징
1. 소담협력수업의 의미
소담초등학교의 학교철학은 ‘홀로서기와 함께하기로 삶을 가꾸는 교육’이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 차원에서 학교 철학을 분석하면 홀로서기란 ‘자율적인 행동 역량’을 말하고, 함께하기는 ‘공동체역량’을 말한다. 삶을 가꾸는 교육은 생활중심 교육과정을 말한다. 학교철학은 단순히 학교 교육과정 문서를 위한 표어 수준을 넘어 학교 교육 활동의 선택 기준이자 나아가야 할 교육 목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자율적인 행동 역량을 수업에서 반영하려면 프로젝트 수업이나 문제해결 수업, 개별화 수업 등이 강조되어야 하고, 협력과 서로 돕는 교육적 관계맺기, 공동체 역량을 위해서는 협동학습이나 팀 프로젝트 수업 등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담초등학교에서는 기존의 프로젝트 수업, 협동학습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소담초 특유의 문제의식과 실천 경험을 담아 소담협력수업 모델을 개발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개별화 수업과 협력학습을 고학년 수학과 수업에 맞게 수업 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하되,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집단 지성에 기초한 접근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2. 소담협력수업의 특징
소담협력수업(수학과 수업)의 단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스토리텔링 등을 통한 학습 동기 유발 (문제해결(PBL)수업)
∙ 학습 목표 제시
∙ 교사의 기본 개념 설명
∙ 기본 문제 풀이
∙ 단계별 학습과제 제시 및 학생 참여(1단계 학습지 / 2단계 교과서 / 3단계 익힘풀이책 / 4단계 알파-심화문제)
∙ 학습수준별 모둠 구성 및 모둠 과제 활동, 교사의 개별 피드백 활동(팀티칭)
∙ 단계별 상황판 제시 및 학습 진도별 과제 수행 정도 게시
∙ 교사의 최종 마무리 및 차시 예고
∎ 주제 : 비의 성질과 가장 간단한 자연수의 비 ∎ 담당교사 : 정해정 교사 ∎ 대상 및 일시 : 6학년 라온반 (2021.11.11. 5-6교시) ∎ 과목 : 수학과 6학년 2학기 비례식과 비례배분 / [수업 진행] ∎ 자리 배치 : 일렬 대형(한줄 자리 배치) ∎ 스토리텔링과 그림 그리기로 동기유발함 -떡볶이 공장장의 소스 비율 고민(스토리텔링)을 제시함 (1/3:1/4) ∎ 활동1 : 간단한 수식 풀이(학습지 문제 풀이, 발문법) ∎ 교사가 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따라 읽을 수 있도록 함 ∎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손을 들거나 질문을 던짐 ∎ 학습지 문제를 풀고 문답법을 통해 교사가 확인함, 좋은 발문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짐 ∎ 물감과 물을 섞어서 자연비의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활동함 ∎ 자리를 변경하여 2-3인으로 소그룹을 만들어 학습지 문제들을 풀 수 있도록 함 ∎ 이때 협력교사(옆반 담임교사 2인)들이 소그룹 활동을 지원함, 교사가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피드백 활동을 실시함 ∎ 4단계로 나누어 아이들이 직접 자기 학습 활동 단계에 따라 허니컴(자기이름표)의 위치를 조정하게 하여 전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구조화하여 풀어감 ∎ 교실 환경은 최소한으로 구성했으나 기능적으로 교실 환경을 구축함, 보여주는 것보다 실제 교육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교실 환경이 구성되어 있음 ∎ 단계별 상황판을 만듦 -1단계 학습지 / 2단계 교과서 / 3단계 익힘풀이책 / 4단계 알파 ∎ 블록타임제로 운영함, 수업 70분경 1단계는 3명, 2단계는 4명, 3단계는 5명, 4단계는 7명이 도달함 ∎ 최종 단계에서 2단계 5명, 3단계 5명, 4단계에 나머지 학생이 도달함 ∎ 교사의 정리 및 마무리 활동 |
이러한 소담협력수업을 수업모형 차원에서 분석하자면 기존 문제해결수업(PBL), 개별화 수업, 협동학습, 프로젝트 수업 모형, 팀티칭 등을 소담초 스타일에 맞추어 새롭게 모델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구태여 기존 수업모형을 비교한다면 개별화수업과 협동학습을 접목한 모둠 보조 개별학습(Team-Assisted Individualization, TAI) 모형과 유사하다. 이러한 소담초 접근은 자율적 수업디자인 모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소담협력수업의 특징은 첫째, 개별화 수업과 협동학습의 장점을 결합하였다는 것이다. 둘째, 교사들의 팀티칭을 통해 공동 수업디자인을 실천하고 팀티칭 형태로 수업을 운영하였다는 것이다. 셋째, 학생들의 배움을 잘 관찰하고 학생들의 배움 상태에 맞추어 리듬있게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넷째, 단계별 진행과 학생의 주도성을 부각했다는 것이다. 다섯째, 블록타임제 운영으로 역량 중심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였다는 것이다.
소담협력수업의 가치와 발전적 제언
1. 소담협력수업의 가치와 평가
소담협력수업이 잘 운영되려면 학생들만 협력수업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먼저 집단지성에 기초하여 공동 수업디자인을 해야 하고, 팀티칭이 가능해야 한다. 학교 차원에서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수업 혁신에 집중해야만 가능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소담초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학교 혁신의 최종 목표는 학생의 배움이어야 한다. 수학과 특성상 학습 수준의 개별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개별화수업과 협동학습의 결합, 팀티칭의 뒷받침으로 풀어간 접근은 매우 의미있는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반 학교로 확산하거나 일반화하는 과정을 거치려면 이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변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소담협력수업의 발전적인 제언
소담협력수업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협력교사(코티쳐)가 없는 경우를 대비한 수업 전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과 수업을 다른 학급 시간과 맞추어 팀티칭 형태로 풀어가고 있어서 좋지만 다른 학교의 경우, 이렇게 접근하기 힘들 수 있고, 팀티칭이 쉽지 않은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보조 전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 수학 우수 학생을 코티쳐(또래 교사)로 삼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수 학생이 다른 학생을 도와주거나 그에 맞는 심화형 과제를 제시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둘째, 학생의 자기주도성을 잘못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우수 학생이 의도적으로 학습 속도를 조절하여 천천히 진행하거나 익힘책을 풀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학생이 발생하는 경우,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지도 방안도 필요하다. 수업규칙을 교사와 학생들이 잘 만들어가면 좋겠다.
셋째, 기초 학력 부진 학생이 시간 내에 학습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를 대비하여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현재는 코티쳐(협력교사)가 있기에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를 대비한 방안도 좀 더 고민하면 좋겠다.
넷째, 학생 역할의 고정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있다. 수학 특성상 개별 학생들의 학습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나눔이와 배움이 역할이 고정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배움이 학생이 수동적인 태도로 머무를 수 있다.
다섯째, 수학 이외의 다른 교과목에도 과목 특성에 맞는 소담협력수업 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하면 좋겠다. 고학년의 경우, 교사의 수업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체제를 고민하면 좋다.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요 과목을 팀티칭에 기반한 교과전담제로 운영한 서울 남부초 모델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여섯째, 프로젝트 수업처럼 도전 과제를 좀 더 큰 과제로 제시하여 풀어가는 것도 포함시키면 좋겠다. 현재 접근은 일상 수업에 맞는 접근이라면 이벤트 수업에 맞는 접근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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